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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이룬 꿈, 패럴림픽에서 활짝 피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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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이룬 꿈, 패럴림픽에서 활짝 피울래요”

입력
2016.09.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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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패럴림픽 유도 대표팀의 서하나(왼쪽)와 이정민이 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선수촌 내 광장에서 열린 한국선수단 입촌식 후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리우=연합뉴스.
리우 패럴림픽 유도 대표팀의 서하나(왼쪽)와 이정민이 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선수촌 내 광장에서 열린 한국선수단 입촌식 후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리우=연합뉴스.

리우 패럴림픽에서 남자 유도 81㎏급 이하 종목에 출전하는 이정민(26)은 망막층간분리증이라는 불치병을 가진 선천적 장애인이다. 시각장애 2급으로 왼쪽 눈의 시력이 매우 낮지만 그는 탄탄한 체격과 강한 힘, 유연성을 바탕으로 비장애인 유도 선수로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대학 진학 후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시각적 사각지대인 왼쪽 측면으로 대결하는 상대 선수들의 집요한 공략에 번번이 정상의 문턱에서 무너졌다. 동아대에 진학한 뒤로는 주변에서 장애인 무대로 전향을 권유했다. 그러나 이정민은 2014년 7월 대만에서 열렸던 아시안오픈 81kg급에서 정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비장애인 대회에서 통할 수 없음을 깨닫고 패럴림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는 패럴림픽 대비 훈련 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정민은 패럴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릎부상의 핸디캡을 이겨내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소화했다. 그는 “난 평생 약점을 안고 경기장에 나왔던 선수다. 이번에도 핸디캡을 이겨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시각장애로 올림픽 무대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무릎부상으로 패럴림픽의 꿈까지 잃진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리우 패럴림픽 여자 유도 57㎏급에 출전하는 서하나(29)도 초등학교 시절 사고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유도를 시작한 건 시력을 잃은 뒤인 중학교 때다. 서하나는 비장애인 무대에서도 정상에 섰다. 2011년과 2013년 태극마크를 달고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하나는 끊이지 않는 부상에 7차례나 수술을 받고 결국 2014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도전의 갈증에 시달리던 서하나는 장애인 유도선수로 패럴림픽 무대의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5년 그는 단숨에 리우 패럴림픽 여자 57㎏급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각종 대회를 석권하며 금메달 후보 1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서하나는 리우 패럴림픽을 앞두고 다시 부상의 장벽에 부딪혔다. 훈련하다 오른쪽 다리 발등 뼈를 다쳤다. 서하나는 아직도 걸을 때 통증을 느낀다. 그러나 목표는 여전히 금메달이다. 그는 “부상이 내 꿈을 앗아갈 순 없다”라며 “그동안 7번의 수술을 이겨냈고, 큰 결심을 내리기도 했다. 이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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