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던 2년 전 첫 승 때와는 달랐다. 주흥철(35ㆍ비스타케이호텔그룹)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인 통산 2승을 거둔 후 환한 웃음을 보였다.
주흥철은 4일 전북 군산CC(파72ㆍ7,115야드)에서 열린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주흥철은 11언더파의 이형준(24ㆍJDX멀티스포츠), 한민규(32ㆍ삼성금거래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2014년 이 대회에서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주흥철은 당시 아내와 아들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183㎝, 90㎏의 거구인 주흥철이 흘린 눈물은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때문이었다.
2007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주흥철은 오랜 무명 생활을 견뎌야 했다. 무관의 7년간 생활보다 견디기 어려웠던 건 아들 송현(4)군의 투병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은 2013년 폐동맥 경막 폐쇄 수술을 받았다. 그래서 우승과 함께 힘든 수술을 잘 버텨준 아들과 마음고생을 한 아내에게 그는 눈물로 감사의 마음을 대신했다.
하지만 군산CC에서만 통산 2승을 모두 거둔 주흥철은 이제 환한 웃음으로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였던 주흥철은 이날 8번부터 11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숨에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먼저 12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주흥철은 한민규와 모중경(45ㆍ타이틀리스트)의 18번 홀(파4)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1타 차로 2위에 올라 있던 한민규와 모중경이 마지막 홀을 남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중경은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낸 뒤 세 번째 샷은 그린을 넘기면서 오히려 타수를 잃었고 한민규는 약 10m 장거리 버디 퍼트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며 연장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주흥철은 우승 후 “오늘은 정말 마음 편하게 먹고 나왔다. 주변에서 4타 차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우승 생각 없이 편하게 잠을 잘 잤다”며 “빨리 이 기분을 다른 대회에서 느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중경은 마지막 홀에서 짧은 보기 퍼트까지 실수하며 2타를 잃어 9언더파 279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지킨 모중경은 45세 이상 선수로는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2승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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