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을지로 사옥(옛 본사 건물) 매각이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대우조선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지는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다.
4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을지로 사옥을 매각하기로 하고 지난 5월 코람코자산신탁을 최종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자산실사와 투자자 모집 등을 통해 애초 지난달 말까지 사옥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우조선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지는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투자자가 계획대로 모집되지 않는 바람에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세일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의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우조선이 매각 후에 건물을 빌려 쓰면서 과연 임대료를 제대로 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 때문에 투자자 모집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와 을지로 사이 대로변에 있는 대우조선 사옥은 지하 5층, 지상 17층에 연면적 2만4,854㎡ 규모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본사를 서울에서 옥포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로 변경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사옥 매각 최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는 바람에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신탁과의 매각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투자자는 약 80% 가까이 모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옥 매각이 성사되면 회사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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