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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반사이익…글로벌 해운사 주가 일제히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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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반사이익…글로벌 해운사 주가 일제히 상승

입력
2016.09.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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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위 원양선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세계 10위 안에 드는 해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 주가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결정된 지난 1일 코펜하겐증시에서 1.45% 올랐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5% 상승했다. 세계 4위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코스코·COSCO) 주가도 같은 날 상하이증시에서 0.7% 올랐다.

6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 주가는 프랑크푸르트 전자거래시장(XETRA)에서 지난 1일 1.2% 상승했다.

그간 글로벌 해운업계는 치열한 운임 경쟁을 벌이며 치킨 게임(상대가 무너질 때까지 출혈 경쟁을 하는 것)을 해왔다. 운임 경쟁은 1위 해운사 머스크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2분기 평균 운임을 24%(40피트 컨테이너 1개인 1FEU 기준)나 끌어내렸다.

운임 인하로 머스크를 제외한 주요 선사가 모두 적자를 보면서도 일단 버티는 중이다. 경쟁에서 도태되는 해운사가 나오면 운임이 다시 올라갈 수 있고, 해운업 특성상 운임 상승이 시작되면 이익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진해운이 무너지며 경쟁사 한 곳이 사라지자 세계 해운업체의 주가가 일제히 오른 것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넘쳐나던 해운업체들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갑자기 부족해지자 해운 운임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주력 노선인 부산∼LA 노선 운임은 1FEU당 1천100달러에서 1천600달러로 45.5% 올랐다. 미국 동부 노선 운임은 1FEU당 1천600달러에서 2천400달러로 50%나 급등했다.

시장은 특히 대만·홍콩 회사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 5위 해운사로 한진해운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벌이던 대만 에버그린 주가는 지난 1일 대만 증시에서 10% 상승했다. 9위 회사인 대만 양밍 역시 대만 증시에서 주가가 7.0% 뛰었다. 10위 업체인 홍콩 OOCL 주가도 홍콩 증시에서 7.6% 상승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 초과 공급 상황이 반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통상 7∼8월은 해운업계의 성수기다. 연말을 앞두고 제조 생산기지가 모인 아시아국가에서 생산된 물건이 전 세계로 옮겨지면서 물동량이 증가하는 시기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으로 일감을 찾지 못하는 컨테이너선이 늘었다. 조선·해운업 분석기관인 영국 클락슨 리서치는 지난달 말 “조선·해운업 불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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