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배터리 결함” 공식사과
구입시기 상관없이 신제품으로
스마트폰 전량 리콜은 처음
국내 소비자 2주 후 교체 가능
총 비용 1.5조원 안팎 들어갈 듯
삼성전자가 최근 폭발 사고가 잇따른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하거나 환불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갤럭시노트7가 정식 판매에 들어간 지 14일 만이다. 전량 리콜은 스마트폰 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열린 긴급 설명회에서 “1일까지 국내외에서 총 35건의 갤럭시노트7 배터리 문제가 접수됐다”며 “조사 결과 배터리 셀 자체 문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배터리 셀 내 분리막 불량으로 양극과 음극의 성분이 만나게 되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고 사장은 이어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 시기와 상관 없이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해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싱가포르 등 10개국에서 140여만대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통망에 깔린 물량 110여만대와 제반 부대 비용까지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감당해야 하는 실제 비용은 총 1조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자재 수급과 제품 준비에 약 2주가 걸려 우리나라의 경우 19일부터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나라들의 교환 가능 시기는 최대한 빨리 공지할 방침이다. 고 사장은 “제품이 준비되기 전이라도 서비스센터에서 점검해 이상이 있으면 교환 전까지 삼성전자의 다른 제품을 빌려주거나 교환해주겠다”며 “환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 전세계 10여개국에서 정식 출시된 갤럭시노트7은 2주 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이후 갤럭시노트7이 폭발했다는 소식이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불거지면서 제품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삼성전자는 즉시 제품을 수거해 분석에 들어갔고, 지난달 29일부터는 아예 공급을 중단한 채 정밀 조사를 벌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산을 중단하고 전사적으로 교체에 매달리는 만큼 전체 손실액은 수조원에 이르겠지만 소비자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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