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장타여왕들의 두 차례 맞대결은 장군멍군이었다. 박성현(23ㆍ넵스)이 렉시 톰슨(21ㆍ미국)에게 당한 전날의 완패를 되갚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인자의 자존심을 세웠다.
박성현은 2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앤리조트(파72ㆍ6,546야드)에서 열린 KLPGA 한화금융클래식 2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5타를 줄였다. 박성현은 중간합계 3언더파 141타로 공동 35위에서 단숨에 공동 선두로 뛰어오르며 시즌 7승 전망을 밝혔다. 김지현(23ㆍ롯데), 장수화(27ㆍ대방건설)도 3언더파 공동 1위로 3라운드를 맞는다.
대회 첫 날 세계랭킹 4위 톰슨이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는 사이 박성현은 2오버파로 부진했다. 하지만 둘째 날은 완전히 상황이 뒤바뀌었다. 톰슨은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쏟아내며 주춤했다. 1라운드에서 좋았던 퍼팅이 난조를 보이며 힘든 경기를 했다. 톰슨은 중간합계 2오버파 142타 4위로 밀렸다.
34계단이나 벌어져 있던 톰슨과 박성현의 거리는 둘째 날 경기가 진행될수록 눈에 띄게 좁혀졌다. 톰슨이 전반 9홀에서 버디 없이 보기 1개를 적는 사이 박성현은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쓸어 담으며 3타 차 추격전을 벌였다. 후반에도 박성현의 버디 행진은 계속됐다. 10번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범한 뒤 곧바로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11번홀(파4)이 압권이었다. 10번홀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 긴 풀에 잠기는 바람에 2타를 잃은 박성현은 11번홀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이며 톰슨을 압박했다.
여세를 몰아 박성현은 14번홀(파5) 버디로 2타 차로 따라붙은 뒤 17번홀(파3) 티샷을 홀 한 뼘 거리에 떨어뜨려 다시 버디를 잡고, 1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는 18번홀(파5)에서 내리막 경사의 2m 버디 퍼트마저 넣으며 1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전날 4언더파 68타를 쳐 톰슨에 1타 뒤진 2위에 올랐던 김지현은 1오버파 73타를 친 끝에 공동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22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인 11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톱10은 단 한번에 상금랭킹 67위인 장수화는 보기 없이 4언더파 68타를 쳐, 이변을 예고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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