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니정치, 오기정치 비판… 공수 바뀐 여야, 여소야대 진풍경
20대 정기국회 첫날부터 국회 파행을 불러온 새누리당의 국회의사일정 전면 거부(보이콧) 사태와 관련 야권은 “야당 예행연습하는 것이냐”고 비판하며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야당은 여당의 행태를 ‘몽니정치’, ‘오기정치’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지난 19대 국회까지 거대 여당이 소수 야당의 보이콧 행태를 비판해올 때 쓰던 단골 표현이 주체와 대상만 바뀌어 재등장한 것이다. 여소야대 정국을 실감케 하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야권은 전날 심야에 벌어진 여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실 집단 항의 방문에 대해 “점거 사태”라고 규정한 뒤 맹비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대단히 여당답지 못하다”며 “야당 연습하는 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힐난했다. 박 위원장은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트집 잡아 사상 초유로 여당이 퇴장하고 고함을 지르고, 특히 의장에게 사퇴권고 결의안, 윤리위 회부 등으로 사과를 요구했다”며 “더 가관은 야심한 시간에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한 의원 일부가 음주하고 고성을 지른 것이다”고 지적하며 이 같이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새누리당의 비판에 대해선 “우리도 대통령이나 총리의 시정연설 등 많은 연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듣지만 그 내용이 새누리당 주장과 유사할 때도 존중해서 경청했다”며 맞받아쳤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여당의 행태를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하며 국회 복귀를 압박했다. 추 대표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 민주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병우 ‘우’자에 경기를 하면서 정기국회 첫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린 새누리당의 무모함과 무책임성을 꾸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병우를 지키기 위해 국회를 뛰쳐나가고, 우병우를 사수하기 위해 민생을 종잇장처럼 버리느냐”며 이같이 언급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