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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성소수자 모임 참여 제적”
학생들 “동성애자 색출 SNS 감시”
기독교 이념의 다른 대학들과 대조
지난 6월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7회 퀴어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을지로입구와 명동을 행진한 후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서울 총신대에 재학 중인 A씨는 지난해부터 학내 성소수자 인권모임인 ‘깡총깡총’에 참여하고 있다. 동성애자인 그가 마음 터놓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울타리다. A씨는 가족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탓에 집에서도 정체성을 감춰야 했다. 하지만 이제 이 모임조차 자유롭게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지난 6월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성수소자 행사인 퀴어문화축제에 깡총깡총 이름으로 참가한 후 학교 측이 “동성애자나 동성애 지지자는 제적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기독교 계열 종합대학이 학칙을 내세워 학생들의 성 정체성을 규율하려 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성소수자 학생들은 학교 측이 동성애자 색출을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감시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교 측은 종교적 가치에 근거한 금지 행위를 학칙에 명문화한 만큼 제재는 당연하다고 맞서고 있다.

1일 총신대에 따르면 이 학교는 퀴어축제에서 깡총깡총 깃발을 들었던 기수 B씨를 7월 초 서울중앙지검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총신대 재학생이 아닌 B씨가 학교 이름을 도용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여러 방법으로 학내 성소수자 학생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총학생회와 교수들이 조사한 결과 학내에 동성애자는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깡총깡총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블로그와 SNS 계정도 재학생을 사칭한 것”이라며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깡총깡총 소속 학생들은 학교 측이 모임을 인정하기는커녕 공공연히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놔 신분을 감출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퀴어축제에 참가했던 C씨는 “행사 당시 학교 관계자가 부스를 돌아 다니며 재학생이 있는지를 감시해 직접 깃발을 들 수 없어 다른 참가자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 측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성소수자와 관련한 내용을 제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총신대 측은 기독교라는 학교의 종교적 정체성이 분명해 성소수자 학생들을 징계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칙과 학사내규에 ‘건학정신과 신앙지도 이념을 거스르는 행위를 한 자는 제적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동성애는 성경에 위배되는 행위에 해당돼 명시적 언급이 없더라도 제적 사유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대학의 성소수자 징계 논란을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엇갈린다. 인권전문가들은 성 정체성이 개인의 소신 범주에 속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학교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총신대처럼 기독교가 설립이념인 연세대, 이화여대와 가톨릭계열인 서강대 등도 학교가 나서 성소수자 모임을 문제 삼은 적은 없다. 문경란 전 서울시 인권위원장은 “어느 누구라도 사상과 양심을 사찰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은 옳지 않다”며 “대학이 개인의 성 정체성을 반대하거나 지지할 수 있다는 인식부터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대학이 학생 선발 당시 이미 교육가치와 이념을 공지하고 입학생들은 이에 동의한 것인 만큼 학칙을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에 대한 징계 사유는 대학 고유의 교육철학에 따라 정해지므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학칙이 법령이나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면 교육 당국이 수정 권고를 내리거나 법적으로 다퉈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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