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여론조사서 하락세… 친박 대권주자 수혈 난관
비박 김무성ㆍ오세훈도 뛰지만 당내 세력 부족으로 힘 부쳐
야권 잠룡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대권을 향한 의지를 피력하며 기세를 끌어올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여권은 잠잠하다. 주류 친박계는 ‘포스트 박근혜’ 주자의 수혈 작업이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고, 지난 8ㆍ9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친정체제’ 수립을 눈 뜨고 지켜봐야 했던 비주류 비박계는 당내 세력이 없어 힘에 부치는 형국이다.
친박계 옹립 가능성이 점쳐졌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연거푸 하락세다. 친박계가 영입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친박 패권주의에 대한 당 안팎의 거부 정서가 큰 탓이다. 비박계 하태경 의원은 1일 한 라디오에서 “반 총장 스스로 집권 의지가 있다면 확장성이 큰 개혁ㆍ혁신 세력과 연대하려 할 것”이라고 반 총장의 친박계 후보 가능성을 낮게 봤다.
지난달 20일 간의 ‘겸허한 경청’ 전국 배낭여행을 마치고 여의도로 돌아온 김무성 전 대표는 ‘양극화 해소’ 문제를 들고 나왔다. 전대에서 비박계 후보 단일화에 힘쓴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당내 크고 작은 행사에 참석하며 분투 중이다. 하지만 두 사람 다 당내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여권 관계자는 “비박계는 구심이 없고, 구심이 없기 때문에 계파가 아니다”라며 “비박은 ‘친박이 아닌 진영’으로 단단한 세력이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게다가 당내 비박계와 야권 일각이 군불을 지폈던 ‘제3지대’로의 정계개편도 김 전 대표, 오 전 시장,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당내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재오 전 의원의 신당(늘푸른한국당) 창당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새 판 짜기 실험도 대선정국의 새 흐름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의 신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옛 친이계와도 거리가 있는 독자 행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행정수도 이전과 모병제 도입 등의 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남 지사와, 양극화 해소를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원희룡 제주지사도 잠룡으로 분류되지만 여의도 밖에 있다는 한계가 적지 않아 보인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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