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플 만큼 딱하고 불쌍하다’를 뜻하는 말은 ‘가엾다’일까, ‘가엽다’일까? 둘 다 맞다. 즉, ‘가엾은 아이’도 가능하고 ‘가여운 아이’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가엾다’는 ‘가엾고, 가엾은, 가엾어’ 등으로 활용하고, ‘가엽다’는 비읍불규칙용언이므로 ‘가엽고, 가여운, 가여워’ 등으로 활용한다.
‘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거나 인사를 드리다’를 뜻하는 ‘여쭈다’와 ‘여쭙다’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여쭈다’는 ‘여쭈고, 여쭌, 여쭈어(여쭤)’로, ‘여쭙다’는 ‘여쭙고, 여쭈운, 여쭈워’로 활용한다. “선생님께 여쭈어/여쭈워 보아라.”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라는 뜻의 ‘뵈다’와 ‘뵙다’도 둘 다 표준어이다. ‘찾아뵈다’와 ‘찾아뵙다’도 그러하다. 단, ‘뵙다’가 ‘뵈다’보다 더 겸양의 뜻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뵈다’는 ‘뵈고, 뵌, 뵈어(봬)’로 활용하고, ‘뵙다’는 ‘뵙고, 뵙는’으로 활용한다. ‘뵙다’는 ‘-어’나 ‘-은’처럼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들과는 함께 쓰이지 못한다. “할아버지를 봬야 해요.” “할아버지를 뵙고 가겠다.”
‘잡수다’와 ‘잡숫다’는 둘 다 ‘먹다’의 높임말이다. ‘잡숫다’는 ‘잡수시다’의 준말인데, ‘잡수다’보다 조금 더 높이는 뜻이 있다. ‘잡수다’는 ‘잡수고, 잡순, 잡수어(잡숴)’로 활용하고, ‘잡숫다’는 ‘잡숫고, 잡숫는’으로 활용한다. ‘뵙다’와 마찬가지로 ‘잡숫다’도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는 함께 쓰이지 못한다. “진지 잡수고/잡숫고 가세요.”
참고로 ‘마음이 안타깝거나 쓰라리다’를 뜻하는 말로 곧잘 쓰이는 ‘애닯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애달프다’만 표준어이므로 ‘애달프고, 애달픈, 애달파’ 등과 같은 활용형만 가능하다.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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