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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불청객’ C형 간염, 예방 백신도 없어 생활습관 개선해야

입력
2016.08.3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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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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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나의원(서울 양천구)을 시작으로 한양정형외과(강원 원주시)에 이어 최근 서울현대의원(서울 동작구)까지 C형 간염이 집단으로 병원에서 감염되는 사태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병원에서 마늘주사, 비타민 주사 등 각종 수액주사를 놓으면서 주사약을 섞거나 수액주사 세트를 반복 사용하면서 C형 간염이 퍼졌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추정이다. 보건복지부는 C형 간염 감시를 전체 병ㆍ의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만시지탄이다. 현재 C형 간염은 2000년부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 감염병으로 정해져 180개 의료기관에서 표본감시 체계가 운영 중이지만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나타나면 파악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50만~100만명 C형 간염 앓아

대한간학회는 최근 국민영양건강조사(2012~2014년)를 근거로 ‘전국적 만성 C형 간염 혈청 역학조사 결과’를 내놨다. 여성 유병률은 0.72%로 남성(0.52%)보다 높았다. 70세 이상에서는 1.87%로 고령에서 유병률이 뚜렷이 증가했다. 학회는 진단받지 못한 감염자 등을 감안할 때 실제 국민 유병률은 1~2% 정도(50만~100만명)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많이 발병했던 B형 간염은 줄고 있지만, C형 간염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C형 간염바이러스(HCV)는 B형 간염바이러스와 함께 간암 발생의 주 원인이다. C형 간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간질환은 전체 15~20%에 달한다. HCV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 체액이 정상인의 상처난 피부나 점막을 통해 전염된다. 문제로 지적된 1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거나, 바늘에 찔리거나, HCV 감염자와 성접촉, 면도기ㆍ칫솔ㆍ손톱깎이 공유, 비위생적인 문신ㆍ피어싱ㆍ침술 등이 주 전염 경로로 알려져 있다. 헌혈은 현재 수혈검사가 철저히 이뤄져 전염되지 않는다. 술잔을 함께 쓰거나 찌개를 같이 먹는 것으로도 전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C형 간염의 경우 감염 초기 특별한 증상이 없어 만성화되므로 많이 사람이 검사 받기 전까지 모르고 지내다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 등을 뒤늦게 진단받기 때문이다.

예방 백신 등 예방법 없어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아직까지 예방 백신 등 마땅한 예방법이 없다. 감염 초기에는 환자의 70% 정도가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발견하기 어렵다. 그래서 ‘침묵의 불청객’으로 불린다.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성 C형 간염 환자 중 15~56%가 2~25년 내 간경변증으로 악화하기 때문이다. 비감염자보다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1.63배나 높아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다. 배시현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 간염 환자의 70% 정도는 만성 간염을 앓으며 이를 방치하면 30~40%는 간경화나 간세포암으로 악화할 수 있고 심지어 사망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한간학회는 C형 간염 퇴치를 위해 HCV 항체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 조기 진단을 통해 신규 환자를 선별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C형 간염 항체 무료 검사를 생애전환기 국가검진 시기인 40세와 66세에 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변 이사장은 또한 “생애전환기 검진에서 제외된 연령층(41~65세)에게도 국가검진을 통해 최소한 1회는 항체 검사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료제로는 다행히 최근 부작용도 거의 없고 치료기간도 12~24주로 줄고, 완치율도 90%를 넘긴 먹는 치료제가 나왔다.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 간염 치료율은 50~80%로 높은 편이어서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치료제로는 주사제 ‘페그인터페론’과 경구용 제제 ‘리바비린’ 병용 치료를 기본으로 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1b형 환자에게 치료 시 지속바이러스반응률(SVRㆍ치료 종료 후 24주 지속되는 바이러스 반응률 또는 완치 상태)이 62.7%에 불과했다. 특히 간경변이 있을 경우 유전자 1형에서 SVR이 20.8%에 불과하고 부작용이나 합병증 위험이 높았다.

최신 치료법으로 지난해 국내 최초로 경구 약물로만 이뤄진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전자형 1b 만성 C형 간염 환자에게 쓰이고 건강보험도 적용되고 있다. 또한, 다클린자+소프스부비르를 함께 복용하면 유전자형 1, 3형 만성 C형 간염 치료에서 최대 99~100%의 효과를 나타내 간경변 유무와 관계없이 간이식 후 C형 간염이 재발한 유전자 1, 3형 C형 간염 환자에게 치료제로 쓸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간염 예방 생활수칙>

-평소(외출 후) 손 자주 씻기

-물 끓여먹기ㆍ음식물 익혀먹기

-수저ㆍ식기 소독하기

-개인 접시 사용하기

-과일ㆍ채소 등 깨끗이 씻기

-주사기, 침, 문신, 면도기, 칫솔, 손톱깍이 등 조심

-과로, 음주, 약물오남용 금지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ㆍ운동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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