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페셜올림픽 우승 이끈 조보근 안동 영명학교 축구감독
“지적ㆍ발달장애인들에게 운동은 건강한 신체와 두뇌발달, 사회성을 길러주는 최고의 치료법이죠.” 지난 23~25일 서울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코리아 하계대회에서 청소년부 축구 우승을 이끈 안동영명학교 축구부 조보근(28ㆍ사진) 감독. 그는 스포츠를 통해 자폐 등 발달장애인들이 생산적인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피력했다.
발달장애학생으로 구성된 안동 영명학교 축구부는 지적ㆍ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제전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축구대회에서 전국 특수학교와 복지관 소속 32개 팀이 출전한 가운데 청소년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감독으로 부임한 지 1년 반만의 쾌거다. 나름 운동신경이 뛰어나 보이는 학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한 뒤 학부모와 상의해 정식 축구부원으로 선발해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켰다.
조 감독은 “처음엔 의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넘어지고 미끄러지기 일쑤였지만 학교 슬로건인 ‘느려도 괜찮아. 천천히 함께 가자!’를 되뇌며 꾸준한 훈련을 통해 개인기와 팀워크를 다졌다”며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게임을 통해 얻은 경험을 축구에 접목한 것이 오늘의 축구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명학교와 조 감독의 인연은 고교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자원봉사를 하러 영명학교를 찾은 조 감독은 장애학생들의 순수함에 빠져 일반대학 대신 가야대 특수교육체육과로 진학했다. 교생실습도 영명학교를 찾았고, 지난해 이 학교 축구감독으로 부임했다.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주말에는 선수들과 영화도 같이 보고, 자장면, 탕수육을 들면서 형제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는 “흙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다 보니 넘어져 다치는 일이 잦다”며 “하루빨리 잔디구장을 조성, 마음 놓고 뛰놀고 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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