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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유언대로 野 통합을” “친문당이 친문당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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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유언대로 野 통합을” “친문당이 친문당 돼”

입력
2016.08.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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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박지원 첫 만남부터 기싸움

두 사람 다 DJ와 각별한 인연

치열한 야권 주도권 경쟁 예고

추미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신임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신임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동행 첫 날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두 야당 대표는 겉으로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주고 받았지만, ‘야권통합’과 ‘친문(親文)당’이라는 예민한 단어를 거론해 향후 치열한 야권 주도권 다툼을 예고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29일 추 대표가 당선 인사 차 박 위원장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박 위원장은 먼저 “추 대표가 21년 전 김대중 총재님 찾아 뵙고 입당하던 모습이 그제 같은데 당 대표가 돼 기쁘고 반갑다”며 “두 당이 함께 돕고 때로는 경쟁을 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추 대표가 입당서를 쓸 당시 현장에 김 전 대통령과 동석한 추억을 거론하며 자신의 정치적 연륜이 앞서고 있는 점을 은연 중에 내비친 것이다.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제가 (2012년 통합민주당) 원내대표 때 시청광장 행사장에서 민주계를 대표해 (추 대표에게) 최고위원 출마를 권했다. 그날 밤 (추 대표가) 프라자 호텔 뒤 음식점에서 의원들과 담소하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겹친다”는 회상을 올렸다.

추 대표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그는 “21년 전 일을 마치 어제 일처럼 회상하시면서 대표된 것을 축하해 주니까 감개무량하다”면서도 “김 전 대통령님의 뜻을 잘 아시는 박 위원장이시니까 그의 마지막 유언처럼 꼭 (야권을) 통합해 국민을 편하게 해 드리자”고 응수했다. 추 대표의 뼈 있는 말에 박 위원장은 “처음부터 한 방 먹이시는데”라고 웃어 보였다. 이후 박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실 것”이라며 “내일 (김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는데) 추 대표님이 오늘 (묘역 방문 당시) 뭐라고 하고 오셨는지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여기서도 “(김 전 대통령이) ‘추미애 말이 맞다’고 해 주실 듯”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비록 당은 달라졌지만, 추 대표는 최근까지도 동교동계로 대표되는 김 전 대통령의 측근들과 만남을 이어오는 등 DJ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다. 야권에선 이날의 신경전을 추 대표가 DJ 정치의 적통을 강조하는 박 위원장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통해 존재감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야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사드 배치 등에 전략적 모호성을 택한 김종인 체제와 달리 추미애 체제는 선명한 야당을 표방하고 있어 국민의당과 외적인 공조는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문재인 전 대표 세력에 대해 반감이 큰 국민의당의 감정을 고려하면, 대선 국면에선 두 당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이날 추 대표와 회동 뒤 친문 성향의 추 대표 당선 의미에 대해 “친문당이 친문당이 된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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