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전 인지 불구… 채 시장 “경위 파악” 해명
화성시는 “전달자 수사의뢰 등 계획 없어”
채인석 경기 화성시장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50,60대 남성으로부터 해외 출장 길에 미화 1,000달러(110만여 원)를 받았다가 뒤늦게 신고해 논란이다. 금품 전달자가 채 시장의 일정을 미리 파악하는 등 계획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시는 수사 의뢰하지 않고 있다.
29일 화성시에 따르면 채 시장은 이날 오전 시 감사담당관실에 1,000달러가 든 봉투를 맡겼다. 채 시장은 “지난 11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민원서류인 줄 알고 간단한 봉투를 받아 상의 안 주머니에 넣었는데 확인해 보니 돈이었다”며 되돌려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런 사정을 설명했다. 채 시장은 “21일 연수를 끝내고 귀국해 짐 정리하며 알았다”며 “봉투를 주신 분이 누군지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규정대로 시 감사담당관실에 맡겨 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채 시장이 봉투를 받은 지 18일 만에 행동강령책임자인 감사관에게 신고한 것을 두고 행동강령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수가 금지된 금품은 즉시 반환하거나 행동강령책임자에게 인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화성시 공무원 행동강령 시행규칙’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봉투의 내용물이 돈이라는 것을 채 시장이 인지한 시점도 5,6일이나 지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채 시장은 “출장 도중에는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귀국해서 상의를 세탁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고 경위를 파악하다 보니 신고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수행비서 등이 자신의 여행경비를 주머니에 넣어둔 것이었는지 등을 확인하느라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천공항공사 측에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할 수 있는지, 신권인 달러의 인출자를 파악할 수 있는지 은행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지만, 화성시는 금품 전달자 등에 대해선 수사 의뢰할 계획이 아직 없다고 했다. 시장의 일정을 미리 입수하는 등 의도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이 농후한데도 전달자를 밝히는 데 대해 소극적인 것이다.
시는 14일간 유실물을 공고하고 기간 내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규정에 따라 사회복지기금 등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채 시장은 내년 3월 국내 최대 규모 유소년 야구장인 ‘화성 드림파크’ 준공을 앞두고 ‘2016 리틀리그 인터미디어트 월드시리즈’가 열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야구장 등을 지난 11~21일 둘러봤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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