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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Speaking Rate(말의 속도)

입력
2016.08.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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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nness기록에 의하면 John F Kennedy대통령의 말 속도는 1분당 300단어를 넘었다. 그의 연설을 들으면 말투가 빠르다는 인상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언어학자들이 그의 취임 연설의 말 속도를 측정했을 때는 1분당 96.5단어로 나왔고 전국제조협회 New York 모임에서 47분 동안 6,507단어의 연설을 한 것을 보면 1분당 138.4단어다.

한편 John Kerry가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Bush와 토론에서 말 속도는 167단어로 Kennedy의 TV 토론 말 속도 106단어보다도 훨씬 빨랐다. 중간의 쉼표나 더듬는 시간을 빼고 순전히 메시지 부분만 평균을 내면 Kerry는 202단어이고 Kennedy는 185단어였다. 아들 Bush는 평균 말 속도가 155단어로 Kennedy의 106단어보다 50%나 더 빠르고 순수 메시지 부분만 분석하면 220단어로 JFK보다 20%나 빠르다. 게다가 대졸 중산층 원어민의 일상 말하기 속도가 1분당 160단어인 점을 감안하면 Kennedy의 말 속도는 미국인 일반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서 전혀 빠르지 않다는 결론에 이른다.

2004년 대선에서는 Kerry의 말이 Bush보다 빠르다고 했는데 그 차이는 167단어와 155단어였다. 실제 대화의 말 속도에서는 Bush의 220단어가 Kerry의 202단어보다 약간 빨랐다. 이런 경우 어느 쪽이 더 빠르다고 단정할 수 없고 두 사람 모두 ‘fast speaker’라는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흔히 ‘말 속도’(speech rate)의 차이를 말할 때에는 북부 사람이 남부 사람보다 빠르고 여자보다는 남자가 약간 빠르다고 하는데 그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적다. 중요한 것은 북부 사람은 남부 사람보다 짧은 단어, 짧은 문장을 더 많이 사용하고 노년층이 청년층보다 짧은 문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Kennedy의 말투가 빠른 것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Boston 특유의 압축 발음과 쉼표가 없는 부분에서 축약해 말하기 때문이다. Kennedy는 쉴 때는 충분히 쉬고 여유를 주다가 빨리 말해야 할 때는 빠르게 말하는 특징이 있었다.

말 속도의 측정 방법이 달라지면 결과 값도 달라지는데, 남자의 말 속도가 174.3단어이고 여자는 172.6단어라는 조사도 있는데 이 또한 거의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또 말의 중간에 삽입되는 더듬는 말이나 형식적 접속사 등을 빼고 실제 문장만 계산하면 200단어가 넘을 수도 있고 쉬는 시간까지 계산해 포함시키면 200단어 미만이 된다.

자신의 말 속도를 측정하려면 초시계를 준비해 놓고 주어진 문단을 읽은 다음 전체 단어 수를 소요 시간으로 나누면 된다. 더 정확한 속도를 원한다면 단어보다는 음절 구분을 해서 음절수를 소요 시간으로 나누는 것이다. 다음 문장 19개 음절을 소요 시간으로 나누면 자신의 일상 말 속도를 추정할 수 있다.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17 words, 19 syllables). 참고로 UN 각국 대표들의 말 속도는 보통 1분당 100단어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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