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기준 모호해 ‘특수’ 기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에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쪽은 대형 법무법인(로펌)들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로펌들은 김영란법 전담팀을 꾸리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대부분의 로펌들은 운영해 오던 기업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팀을 김영란법 전담 대응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산업ㆍ기관별 맞춤형 법률 서비스를 준비하며 수임경쟁에 뛰어든 한편 벌써 세미나와 설명회 등을 갖고 있다.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경우 백기봉 정교화 변호사를 주축으로 기존 컴플라이언스팀을 최근 30명 규모로 확대했다. 김앤장 관계자는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김영란법에 대한 헌재 합헌 결정 이후 기업이나 기관의 문의가 급증했다”며 “법규 자체가 애매한 부분이 많고 워낙 다양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서 세부적인 상황을 모두 감안해 대응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 2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김영란법,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관련 법률서비스를 소개했다. 장영섭 변호사를 팀장으로 15명의 변호사가 투입된 광장의 기업형사컴플라이언스팀은 공직자와 관련된 비용 지출을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의뢰 기업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바른의 경우 검사장을 지내고 프랑스 법무부 부패방지국에서 연수를 한 한명관 변호사를 전담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내세워 김영란법 적용 사례를 정리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 율촌, 세종 등 다른 굵직한 로펌들도 검찰ㆍ법원ㆍ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기관에서 반부패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관들을 중심으로 대응팀을 꾸리고 대응 채비를 갖췄다.
법조계에서는 김영란법이 적용범위와 기준에 대해 모호성을 남기는 바람에 대형 로펌들만 ‘김영란법 특수’를 누릴 상황이라고 말한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같은 기업 직원이라도 상대하는 기관에 따라 적용 기준이 다 다르다 보니 자기들의 활동이 위법인지부터 파악해야 할 상황”이라며 “대형 로펌으로 의뢰가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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