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 가니, 이해찬이 온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에 추미애 의원이 뽑히면서 친노(친노무현) 진영 좌장인 이해찬 의원의 복당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 의원이 복귀하면 주류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이른바 ‘상왕 정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추 신임 대표는 선거 운동 기간 당내 통합을 명분으로 이 의원의 복당 불가피성을 설파해왔다. 추 대표는 “충청권의 상징이고 당의 자산인데 총선에서 안타깝게 밀어내기 식으로 타의적인 탈당이 됐다”며 “시급히 복당 시켜야 한다”고 했다. 친노ㆍ친문 주류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 의원의 복당을 사실상의 공약으로 제시한 셈이다. 이 의원도 당 대표 선출 직후 자신의 복당 문제와 관련 “새로운 지도부가 뽑혔으니 모시러 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한다”며 농담조로 언급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이 의원이 당에 복귀하면 곧바로 대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최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냉소적인 후보 단일화가 아닌, 평화와 민주주의를 원하는 유권자를 단일화 시켜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유권자 단일화론’을 띄우며 집토끼 결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와의 당내 알력 싸움도 불가피 해 보인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는 지난 4ㆍ13 총선에서 “정무적 판단”에 의해 이 의원을 당 공천에서 배제시켰고, 무소속에 당선된 이 의원이 복당을 신청했지만 당헌 당규(탈당 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1년 동안 복당 금지)를 이유로 차일피일 복당 심사를 미루며 사실상 뭉개 왔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달 한 강연에서 “내가 당에 들어 간다고 견제할 사람 없다. (내가) 견제 당할 사람도 아니다”며 “(나는) 당에 다른 분들보다 선거 경험이 많고, 대통령 선거가 가진 역동성과 엄중함을 많이 겪어 봤다”고 자신을 견제하는 김 전 대표를 겨냥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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