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전원 특정지역 거주 또는 업무…외국 여행 전력 없는 '지역감염'
싱가포르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무더기로 확인됐다. 브라질과 미국에 이어 동남아아시아인 싱가포르까지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한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싱가포르 보건 당국은 감염자들이 특정지역에서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인 점을 고려할 때 이 지역에서 지카가 활발하게 전파되고 있으며 추가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28일 자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 36명을 포함해 총 41명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싱가포르 중부의 알주니드와 심스 드라이브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일하는 노동자들로 확인됐다. 보건부는 전날 이곳에서 지카 감염 의심증상을 보인 124명을 검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된 41명 모두는 최근 몇 개월간 외국 여행 경험이 전무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해외에서 감염된 것이 아닌 알주니드와 심스 드라이브 지역에 자생 지카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부는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전파된다”며 “감염 전력자가 다른 지역에서도 일하는 만큼 싱가포르에서 집단 전파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부는 이어 “모기가 이미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확진자 격리 조치가 감염 확산 방지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싱가포르에서는 전날에도 근래 외국 여행 전력이 없는 40대 말레이시아 여성 이주노동자가 지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부는 이번에 보고된 확진자 41명 중 34명은 완쾌했으며, 나머지는 여전히 발열 등 증상을 보여 치료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카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견됨에 따라 당국은 감염자 발생 지역을 대상으로 향후 2주간 대대적인 방역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이후에도 3주간 해당 지역에 대한 집중 관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지난 22일부터 발열 환자가 급증한다는 보고가 이어짐에 따라 각급 병원에 신규 환자 발생 시 이를 감염질병센터에 통보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200여 명의 전문인력을 투입해 현장 검사 등을 실시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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