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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와 별개 ‘EU군’ 창설 두고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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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와 별개 ‘EU군’ 창설 두고 설왕설래

입력
2016.08.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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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정상 회동서 의제 오를 듯

EU 깃발
EU 깃발

유럽연합(EU) 주요 지도자들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별개로, 독자적인 군대 ‘EU군’ 창설의 필요성에 대해 잇따라 언급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헝가리-독일 정상회담에 앞서 “우리는 안보를 우선시해야 한다”면서 “유럽 군대를 공동으로 창설하는 작업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도 하루 전날 “유럽 군대를 창설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이에 대해 논의하자”고 거들었다. 지난주 초 독일ㆍ프랑스ㆍ이탈리아 3국 정상회담에서도 3국 정상은 “EU는 국방 및 대테러 전쟁에 관련된 정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위협에 맞서 유럽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군 창설에 힘을 보태고 있고,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ㆍ안보 고위대표는 지난 6월 EU 정상회의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고 “EU가 독자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EU군 창설 주장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영국이 EU 탈퇴, 즉 브렉시트를 결정하게 되면서부터다. 그동안 독일과 프랑스 등 EU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안보 분야 협력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미국과 핵심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영국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EU군 창설 논의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EU 정상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언급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안보 환경도 EU군 창설을 부추기고 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점차 러시아의 군사력이 확대되면서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난민 문제와 연이은 테러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에 EU 지도부와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내달 중순 슬로바키아에서 비공식 회동을 하고 브렉시트 이후 EU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데, EU군 창설 문제가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EU가 안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 “독자적인 군대 창설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은 나토를 통해 유럽 안보를 총괄하고 있는데 EU 소속 27개 회원국(영국 제외) 가운데 21개 국가가 나토 회원국이며, 미국은 나토 국방비의 약 75%를 분담하고 있다. “EU가 자체적으로 안보 역량을 키울 수 있겠느냐”, “미국이 유럽 지역의 군대 창설을 용인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 EU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독일이 역사 문제로 인해 군사적 움직임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점도 EU군 창설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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