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足 2016 문경새재 맨발페스티벌’이 27일 경북 문경새재 일원에서 맨발의 향연을 펼쳤다. 이날 행사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가을의 문턱에서 울려 퍼진 ‘숲속 작은음악회’
○…이날 낮 12시쯤 문경새재 2관문에서는 참가자들이 잔치국수와 육국수 등으로 허기를 달래는 가운데 ‘숲속 작은음악회’가 열렸다. 봉사하는 트로트 가수 예영옥씨의 공연을 시작으로 오카리나 전문 연주자 김준우, 요들송 가수 이소담, 성악가 김나영, 이태흠, 포크송 가수 우대하씨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김준우씨는 참가자들의 환호에 앵콜곡 ‘숲의 댄스’를 들려줘 호응을 얻었다.
무대호응 최고상을 탄 김지민(7ㆍ대구 북구 태전동) 어린이는 “2관문까지 올라오기 힘들었지만 요들송 공연에 절로 신이 났다”며 “친구들에게 요들송 부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발바닥으로 황토 스탬프 찍어요”
○…문경새재 2관문 앞에 마련된 ‘황토스탬프’는 단연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편도 3.5㎞의 종점인 2관문 완주 기념으로 마련된 이 부스에는 고윤환 문경시장과 김재광 문경부시장도 맨발을 황토물감에 담궈 흰 종이에 스탬프를 찍는 등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물감이 마르기까지 스탬프 종이를 부스 안쪽과 2관문 입구에 전시, 이색적인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맨발 걷기대회에 두 번째 참가한 김진아(38ㆍ여ㆍ구미시 인동동)씨는 “지난해 소원 팔찌에 이어 올해는 황토스탬프로 대회참가를 자축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내년에는 어떤 추억을 쌓을 수 있을 지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도 발 건강이 최고
○…안동 경안여고 교사와 학생 30여명도 이날 대회에 참가, 문경 맨발페스티벌의 단골손님임을 증명했다. 이들은 출발 1시간 전인 오전 9시30분쯤 출발선에 도착, 주최 측이 나눠준 풍선과 부채를 받아들고 출발을 기다렸다. 오색 풍선을 든 학생들의 웃음 소리와 환한 얼굴 덕분에 행사장의 열기가 한껏 고조됐고, 경안여고 학교전담경찰인 안동경찰서 이의혁 경사도 참가, 눈길을 끌었다.
김영학 경안여고 교장은 “안동도 도시화가 되면서 도로가 대부분 포장되고, 일을 하다보면 흙길을 걸을 기회가 거의 없다”며 “문경에서 국내 최고의 흙길을 걸어보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만만하게 봤다 큰 코 다친 맨발투호
○…문경새재 교귀정 앞에서 열린 맨발투호 게임에서는 참가자들의 비명 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발등에 콩주머니를 얹고 다섯 걸음을 걸어가 항아리 안에 넣어야 하는데 두, 세발 걷다 콩주머니를 떨어뜨리기 일쑤였기 때문.
이 게임장 바로 옆 막걸리 시음장에서 한 잔 들이킨 어르신들은 대회 참가만으로 즐거운 비명과 웃음을 터뜨렸다.
대구에서 온 김민경(35ㆍ여)씨는 “콩주머니를 항아리에 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엄청 쉽다고 생각했는데 세 번 모두 실패할 뻔 했다”며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대구 권정학씨 ‘바램’ 불러 가수왕 등극
○…‘도전! 나도 가수왕’은 노사연의 ‘바램’을 부른 권정학(55ㆍ여ㆍ대구 남구 대명동)씨가 차지했다. 대구의 신앙모임인 요나회 회원인 권씨는 지난해에도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에 참가했고, 올해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회원들의 응원에 힘입어 가수왕으로 등극했다.
예선 심사위원인 가수 정주리씨는 “권씨가 웬만한 가수 뺨 칠 정도로 노래를 잘 불렀다”며 “예선부터 높은 점수를 예상했는데 결국 가수왕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노래자랑에는 서울과 대구 의성 구미 등 전국 각지에서 35명이 참가, 따가운 문경 햇살 아래서 치열한 예선을 펼친 후 7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 노래자랑 대회는 매년 진행이 어려울 만큼 참가자들이 많이 몰려 지난해부터 단체참가자를 우선으로 사전 접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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