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세월호 특조위 연장도 못해”
정진석 “꿀잠 잤다”발언에 발끈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여야 협상 과정에서 ‘반드시 해내겠다’는 약속을 되풀이 하면서도 성적표가 기대에 미친다는 내부 평가 때문이다. 5월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86운동권 그룹 출신이지만 특유의 유연함을 발휘해 제 1야당을 무난히 이끌어 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실제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 자리를 확보하는 대신 법사위원장, 정무위원장을 여당에 과감히 양보, 최단 기간 원 구성을 이뤄냈다. 당초 우려됐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호흡도 기대 이상으로 잘 맞추며 초선이 대다수인 당을 안정감 있게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합의를 놓고 당내에서 쓴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선ㆍ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인채택이 물 건너 간 탓이다. 25일 열린 의원총회에선 백남기 농민 청문회를 받아냈지만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일부 의원들은 “최경환, 안종범의 증인 채택 없이 추경은 없다고 큰 소리 쳐놓고 합의를 해주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최소한 4ㆍ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은 받아 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언제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것이냐”는 직설적 비판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6일 “꿀잠을 잤다”면서 야당에 감사하다고 말한 것은 더민주 의원들을 더 자극하고 있다. 비박계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핵심 증인을 다 빼놓고 하자는 청문회의 의도가 뭐냐, 이런 식으로 해서 되겠느냐고 야당에 묻고 싶다”고 말한 것도 우 원내대표의 입지를 더 좁혀 놓았다. 박주민 더민주 의원은 “우 원내대표가 이달 초 단식 중인 이석태 세월호특조위 위원장을 찾아가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을 반드시 해낼 테니 믿어달라 약속했다고 한다”며 “특조위나 가족들 모두 원내대표가 공수표 날리듯 해서는 안 된다고 원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은 좀 더 원내대표로서의 리더십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의원은 “진짜 승부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서 드러난다며 아직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기재위, 강만수ㆍ민유성ㆍ박수환 등
서별관 청문회 증인 46명 채택 의결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강만수ㆍ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를 비롯해 46명의 증인과 4명의 참고인을 채택하는 청문 실시 계획서를 의결했다.
증인명단에는 홍기택 전 산은 회장, 남상태ㆍ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 강덕수 전 STX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등이 포함됐다. 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현 KDB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등이 증언대에 선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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