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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일각 “전방위 옥죄기 수사가 불상사 초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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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일각 “전방위 옥죄기 수사가 불상사 초래” 목소리

입력
2016.08.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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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직원들 흙수저 우상 비보에

“그룹 기틀 닦았는데…” 침통

신동빈 회장도 소식 접하고

한동안 말 못할 정도로 충격

롯데그룹장으로 예우하기로

“충격적이고 당혹스럽다.”“우리 같은 흙수저의 우상이 떠나셨다.”

26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옆 옥외 주자창 흡연장에 삼삼오오 모인 직원들은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의 뜻밖의 죽음에 하나 같이 얼이 빠진 표정들이었다. 이 부회장의 소식이 전해진 지 반나절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30대 후반의 한 직원은 “오늘의 롯데백화점을 만든 분이셨는데…”라며 동료와 함께 뿌연 담배연기만 내뿜었다.

롯데그룹은 이날 하루 종일 술렁였다. 43년 전인 1973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그룹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이 부회장이 검찰 수사 직전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에 대해 침통해하면서 할 말을 잇지 못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올라가는 본사 엘리베이터에서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지난 6월의 충격보다 더 큰 것 같다”는 한 직원의 혼잣말도 들렸다.

롯데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신 이 부회장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가족만큼 충격을 받은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이 부회장의 소식을 접한 직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면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며 “자신이 모든 것을 짊어지겠다는 의지가 담긴 유서 내용을 접한 뒤에는 더 가슴 아파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 부회장의 공로를 감안, 장례를 롯데그룹장(5일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검찰의 과도한 전방위 옥죄기 수사가 결국 이런 불상사를 초래한 것 아니냔 목소리도 불거져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본격화한 검찰의 롯데 수사가 2개월이 넘도록 이어지자 최근 안타깝다는 심정을 여러 차례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뚜렷한 혐의도 없이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것을 매우 애석하게 여겼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명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순 없지만 물증도 없이 하염없는 수사만 이어가고 있는 현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해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전 세계적 경기 침체와 내수 불황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 검찰 수사까지 겹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기업들도 없잖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비리와 잘못에 대해선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검찰 수사로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까지 영향을 받아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법조인도 “기업 수사는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신속하게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가 필요한데, 확실한 증거도 없이 의혹 중심으로 저인망식 수사를 하다 보니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의 기업 수사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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