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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레이스, 이번엔 인종주의 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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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레이스, 이번엔 인종주의 맞장

입력
2016.08.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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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트럼프 편견ㆍ편집증” 선공

트럼프 “흑인 표 얻으려 이용” 반박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APㆍ로이터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APㆍ로이터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하자, 트럼프가 “멀쩡한 사람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간다”며 반발하는 등 대선 레이스에서 ‘인종주의’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네바다 주 리노 유세에서 “트럼프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인종차별주의를 자극하는 위험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편견과 편집증에 기반한다”면서 “극단적인 증오단체들을 주류로 끌어들여 이들이 미국의 주요당(공화당)을 장악하게 돕고 있다”고 비난했다.

클린턴은 또 “트럼프가 과거 ‘버서(Birther) 운동’을 주도하면서 정치적 명성을 얻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버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믿고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음모론자를 뜻한다. 클린턴 선거캠프 측은 트럼프를 신나치주의자로 묘사한 1분 11초 분량의 새 동영상을 공개하며 ‘트럼프=극우’ 이미지 확산에 나섰다.

이에 트럼프는 “클린턴이 흑인 표를 얻기 위해 인종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며 반격하고 나섰다. 그는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 유세에서 “클린턴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나쁜 본능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어 “클린턴이 항상 강조하고 있는 빈민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흑인과 히스패닉이 어떤 처지에 처했는지 보라. 그는 말만 할 뿐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ㆍ클린턴재단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트럼프는 “클린턴 재단의 비위가 폭로됐는데도 클린턴은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면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정치 역사상 가장 뻔뻔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클린턴의 이번 발언은 잇단 이메일ㆍ재단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자 ‘인종 차별’을 발판 삼아 공세로 전환하는 한편, 최근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에 구애하는 트럼프의 선거 전략까지 동시에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다름아닌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이미지를 굳혀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하려는 의도”라며 “트럼프 역시 클린턴과 민주당 측이 만들어내는 자신에 대한 나쁜 이미지와 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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