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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노무현 前대통령, 임기 말 당청갈등에 당 지키겠다… 신당 반대 발표문 직접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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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노무현 前대통령, 임기 말 당청갈등에 당 지키겠다… 신당 반대 발표문 직접 써”

입력
2016.08.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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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2006년 11월 당청갈등이 극심했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에게 친필 메모를 건네면서 “문장 하나, 낱말 하나도 절대로 바꾸지 말라”고 말했다. 기자실인 춘추관에서 그대로 발표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메모에는 “나는 신당을 반대한다. 신당은 지역당을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을 지킬 것이다. 당적을 유지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탈당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후략)”이라고 적혀 있었다.

25일 ‘노무현의 필사’인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펴낸 ‘대통령이 말하기’(위즈덤하우스)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외부 발표문을 직접 작성해 대변인에게 건네준 적은 이 때가 유일했다. 이 책에는 노 전 대통령의 발언과 일화가 다수 담겨 있다.

2006년 11월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대연정 제안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진으로 지지층과 반목하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방침 등으로 보수층의 반발을 부르면서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했다. 노 전 대통령이 ‘4년 중임제’의 원 포인트 개헌을 주장하며 임기 단축과 중도 사임을 언급하자, 정치권과 언론에선 “임기를 담보로 국민을 협박한다”는 비난이 거셌다. 이에 이병완 비서실장과 이호철 국정상황실장 등은 임기단축을 조건으로 내세우면 될 개헌도 안 된다고 설득했다. 한명숙 총리도 12월 29일 총리공관에 노 전 대통령을 초대, 이창동ㆍ문성근ㆍ박재동ㆍ황지우씨 등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나는 당신들이 다 떠난 줄 알았는데…”라고 말했다. 결국 이듬해인 2007년 1월 개헌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면서 “임기단축은 절대 없다”고 밝힌 것은 당시 참모들의 의견을 수용했기 때문이었다.

퇴임 후인 2008년 9월 봉하마을 사저를 찾은 일부 방문객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선물하겠다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은 “안 받겠다. 그렇게 사람을 야유하는 법이 아니지요. 토론은 토론장에서 하는 것이고 그런 방식으로 하는 건 아니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동안 노 전 대통령의 말을 받아 적은 분량이 업무노트 100여권, 수첩 500여권, 1,400여 개의 한글 파일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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