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사회통합전형 확대
한부모가족ㆍ기초생활수급자 등
공립 특목고 진학 기회 늘어나
저소득층 학생 등이 특수목적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 공립 특목고인 서울국제고등학교는 사회통합전형으로 뽑는 신입생 비율을 단계적으로 늘려 5년 안에 모집 정원의 절반을 채우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국제고 구성원과 협의해 이 학교의 ‘사회통합전형’ 선발 인원을 2018학년도부터 2022학년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현재 교육부 훈령에 따라 서울국제고가 해당 전형으로 뽑고 있는 신입생은 전체의 20%(30명)다. 이 비율을 2018학년도 30%(45명), 2020학년도 40%(60명), 2022학년도 50%(75명)로 늘린다는 게 조 교육감의 계획이다. 사회통합전형은 한부모가족과 기초생활수급자,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ㆍ경제적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시교육청 방안에 따르면 특히 서울 지역 저소득층 학생에게 기회가 늘어난다. ‘서울지역기회균등전형’을 도입해, 확대되는 사회통합전형 인원 가운데 일부를 서울시 자치구가 각 1명씩 추천한 저소득층 학생(25명)으로 선발한다. 이 인원도 단계적으로 늘려 2022학년도엔 자치구별 2명씩 총 50명을 서울 지역 저소득층 학생으로 뽑는다.
이들이 학업을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재정 지원 규모도 늘린다. 사회통합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은 교육부 훈령에 의거, 학비와 기숙사비를 전액 지원받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교육청은 급식비와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등을 지원하고, 환경재단 등은 생활장학금을 월 30만원씩 보태주기로 했다. 학비와 기숙사비를 제외하고도 한 학생당 3년 간 최소 1,080만원씩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책을 실시한 뒤 ▦사회통합전형 합격자 학교 적응 여부 ▦저소득층 학생 지원 현황 ▦후원금 모금 상황 등에 대한 중간평가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중간평가 결과에 따라 서울 시내 또 다른 공립 특목고인 영재학교(서울과고)와 과학고등학교(한성과고 세종과고) 등 3곳에도 같은 정책을 적용할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를 두고 교육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란 평이 나온다. 그간 자율형사립고와 특목고가 교육 불평등을 강화하고 빈부 격차를 대물림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지만, 학제를 바꾸거나 수월성 학교를 축소하는 일은 학부모 반대 여론 등에 밀려 번번이 벽에 부딪쳐 왔다. 조 교육감이 취임 직후 펼쳤던 자사고 폐지 정책이 성과 없이 좌절된 게 단적인 예다. 성기선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전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키지 않고 구성원의 관용을 기대하는 선에서 교육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는 시도”라며 “가난한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게 공교육이 나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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