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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Often이 오프튼?

입력
2016.08.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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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ten의 발음은 전통적으로 t를 묵음 처리하여 ‘오-픈’이다. 그런데 지난 30년 사이에 ‘오프튼’처럼 t 발성을 하는 원어민이 많아지고 있어 ‘t 묵음’ 지침은 혼란스러워졌다.

15세기까지는 often을 ‘오프튼’ 처럼 발성했다가 그 이후로는 자음이 2, 3개 연속 올 때에 가운데 자음을 생략하기 시작했다. 언어학자 Fowler는 often을 ‘오프튼’ 식으로 발성하는 사람은 교사나 학자들이 음절 발음을 하나씩 정확히 하면서 나타난 것이거나 철자에 예민한 사람이 철자 발음을 그대로 발성하는 소위 ‘spelling pronunciation’을 의도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분석이야 어떻든 ‘오프튼’ 발음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Oxford사전에서도 이를 인정한 바 있다. 최근 약 1,000명 이상의 원어민 발음 조사에서도 often 발음 비율이 ‘오프튼’(51%), ‘오픈’(49%)으로 나타나서 언어학자들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원어민조차 잘못 발음하는 예는 상당히 많다. 흔히 틈새 시장을 언급할 때 ‘niche market’이라고 하는데 ‘niche’ 발음은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여전히 혼동 중이다. ‘Niche’는 벽의 움푹 들어간 벽감을 의미하는데 이 말이 잘못 전해져 ‘틈새’로 번역된 것이다. ‘niche’의 발음은 ‘니취’, ‘니-취’가 아니라 원어 프랑스 발음을 살려 ‘니-쉬’처럼 첫 음절만 강하고 길게 발음해야 정석이다.

지명의 경우 호주의 ‘Melbourne’ 도시는 우리말 표기로 ‘멜버른’으로 하고 있어 더욱 혼동이 되는데 정확한 발음은 ‘멜본’이 아니라 ‘멜븐’에 가깝다. 또 Brisbane 도시도 ‘브리스베인’이 아니라 ‘브리븐’이다. Irak의 국가명도 ‘아이랙’이라고 발음하는 미국 기자들도 많지만 ‘이라-ㄱ’으로 정착되고 있다. ‘Lafayette’ 도시명도 ‘라페이엣’이 아니라 ‘라피-엣’으로 발음한다. 영국 도시 ‘Worcestershire’는 ‘워체스터셔’가 아니라 ‘우스터 쉬어’가 된다.

여기 소개한 발음은 다수의 원어민들도 잘못 발음하거나 자신감이 없어 엉성하게 발음하는 것들이다. 도서관의 경우 ‘library’의 각 음절을 살려 ‘라이브레리’로 해야 하는데 마치 ‘liberry’처럼 ‘라이베리’로 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 보석 jewelry는 ‘줄리’가 아니라 ‘주얼리’가 옳은데 이런 발음을 엉성하게 하면 혀가 짧은 것처럼 들린다.

한편 ‘Chipotle’는 ‘Mexican Grill’로서 지난 10년 사이 급성장한 Fast food restaurant chain인데 ‘Chipotle’라는 상호명을 잘못 발음하는 고객이 많아서 회사측에서는 이를 시정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처음에는 ‘취포울테이’ ‘취-포들’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정확한 발음 ‘취폴레이’ 발음은 많지 않았다. 이제는 광고 속에 발음법을 소개하면서 ‘발음이야 어떻든 맛있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역발상 슬로건으로 ‘Delicious however you say it’이라는 카피를 들고 나왔다. 모름지기 고유명사나 특정 표현의 발음은 가장 대중적인 발음을 따라가는 것이 안전하고 좋은 발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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