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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키다리 할아버지’가 된 정세균과 송해

입력
2016.08.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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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왼쪽 세번째) 국회의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민MC 송해의 청년 SOS펀드 후원’행사에서 방송인 송해(왼쪽 두번째)씨 등과 손 하트를 만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세균(왼쪽 세번째) 국회의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민MC 송해의 청년 SOS펀드 후원’행사에서 방송인 송해(왼쪽 두번째)씨 등과 손 하트를 만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정세균 국회의장이 열정페이에 신음하는 청년들의 키다리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다름아닌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장수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최장수 MC 송해씨와 인연이 큰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정 의장은 24일 국회 의장실에서 ‘송해 SOS펀드’ 후원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방송인 송해씨의 이름을 딴 이 펀드는 송해씨와 비영리민간단체인 민관소통회위원회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펀드는 임금 체불로 인해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을 위해 마련된 긴급 자금으로, 펀드에 쌓인 자금으로 당장의 생활비가 부족한 아르바이트생들을 돕는다는 계획입니다.

정 의장은 이날 행사에서 “열정을 빌미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열정페이 청년이 2013년 45만 명에서 2016년 63만 명으로 크게 늘었고, 그것조차 받지 못하는 청년 체불자도 상당하다”며 “임금체불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년의 열정을 꺾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 의장은 이어 “청년들을 위해 힘을 보태는 펀드에 참여하게 됐는데 제가 영광스럽게 1호 펀드 참여자로 나섰다”며 “제 형편에 맞는 정도의 출연을 통해서 국민MC 송해의 청년 SOS펀드가 순항할 수 있도록 길을 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송해씨는 “우리 의장님께서 송해 SOS펀드에 1호로 참여하셨단 말을 들으니 벌써 (펀드가) 성공했다고 박수 한 번 치자”고 화답했죠. 정 의장과 송해씨는 이날 행사 전에도 의장실에서 한참 환담을 나누는 등 친근한 사이임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정세균(오른쪽) 국회의장이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송해 SOS펀드' 후원 행사에서 방송인 송해씨와 함께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실 제공
정세균(오른쪽) 국회의장이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송해 SOS펀드' 후원 행사에서 방송인 송해씨와 함께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실 제공

의장실 관계자는 정 의장이 펀드 1호 후원자로 나선 이유에 대해 “두 분의 인연 때문”이라고 귀띔했는데요. 인연의 고리는 바로 ‘종로’라고 합니다. 황해도 재령 출신 실향민인 송해씨는 종로 낙원동을 거점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이곳에 자신의 사무실을 열고 제2의 고향으로 삼아왔다고 하는데요, 지난 20일에는 종로 수표로에 그의 이름을 딴 ‘송해길’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평소 종로에 위치한 2,000원짜리 해장국집을 즐겨 찾는 등 평범한 서민의 삶 모습을 보여 온 송해씨와 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둔 정 의장이 가까워지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단 설명입니다. 정 의장은 송해씨에 대해 “유명인이지만 소탈한 삶을 살며 구순이 다 되도록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시며 온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정 의장은 이날 펀드 가입 말고도 지난 국회에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 마련을 위해 법인세를 추가로 징수하는 내용을 담은 ‘청년세(稅)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청년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오기도 했습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도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법적ㆍ제도적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날 “국회가 앞장서 임금체불 적발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관련법을 개정하겠다”며 “정부에서 청년들에게 체불임금을 먼저 준 뒤 체불업체에 대위권(재산의 처분 권리)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앞서 의장 취임 후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약속했던 정 의장의 또 다른 약속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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