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홍보성 기사 작성을 거부한 자사 기자들에게 징계를 강행했다. ‘인천상륙작전’에 30억원을 투자한 KBS가 뉴스를 홍보수단으로 삼은 것도 모자라 무리한 징계에 나서 제작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본부)에 따르면 KBS는 문화부 소속 송명훈, 서영민 기자에 대해 감봉 2개월이란 징계를 내렸다. 두 기자가 상사의 직무상 지시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아 ‘취업규칙’ 등을 위반했다는 게 징계 이유였다.
앞서 KBS 통합뉴스룸 문화부 부장 등은 두 기자에게 “‘인천상륙작전’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데도 영화 평론가들이 낮은 평점을 준 사실을 비판적으로 보도할 것”을 지시했고 두 기자는 “편향된 보도를 할 수 없다”며 리포트 제작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본부는 사측의 징계 결정을 두고 “사규보다 상위 법규인 KBS편성규약을 전면 부정했다”고 반발했다. KBS편성규약에 따르면 취재 및 제작 책임자는 실무자의 취재 및 제작내용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수정하거나 실무자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되고(제5조 4항), 취재 및 제작 실무자는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취재 및 제작을 강요 받을 경우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제6조 3항).
KBS본부 관계자는 “실무자와 책임자 간 이견 조정과 논의 절차가 엄연히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에 규정돼 있음에도 사측은 이를 철저히 묵살한 채 징계부터 하겠다고 나섰다”며 “전례가 없는 막장 징계에 연루된 사측 간부들을 상대로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KBS 관계자는 “보도본부 편집회의를 거친 정당한 취재지시를 거부하는 등 두 기자의 인사위원회 회부 사유(취업규칙 위반)가 징계 요건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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