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선 행동의 날’ 계획 변경
청와대 앞 회견서 ‘우병우 수석 해임’ 제외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에만 집중키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우병우 공세’는 일단 접고 세월호 문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초선 의원 30여 명이 24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논의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의원들은 25일 청와대 앞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중도ㆍ온건 성향의 초선들이 “막무가내 집단 장외 투쟁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 더민주 초선들은 당초 25일을 ‘초선 행동의 날’로 정해, 청와대로 찾아가 우 수석 사퇴와 세월소 특별조사위 활동 기간 연장을 촉구하기로 했었다.
이에 국회의원 배지를 단지 4개월 째인 더민주 초선 의원들이 야권의 외연 확장을 가로 막는 고질병으로 불린 ‘강경 노선 만능주의’를 벗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더민주 소속 의원(122명) 중 초선은 46%(57명)으로, 이들 중엔 교수ㆍ기업인 등 전문직 출신이 많다. 이들이 대선을 앞두고 ‘운동권 정당’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우 클릭’을 목표로 한 집단 행동을 시작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원내대변인을 맡은 이재정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회든, 거리든, 민생 현장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초선들이 모여 여러 문제들을 고민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자리가 자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도한 최운열 의원은 “우 수석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해임된 만큼 우리가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우 수석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경우, ‘언론과 야권이 청와대를 식물정부로 만들기 위해 정권 흔들기에 몰두한다’는 청와대의 프레임에 휘말릴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초선들이 정치권의 소모적 정치 공방에 염증을 내는 중도 지지층을 의식했다는 얘기다. 다른 의원은 “80년대 운동권 방식을 고집하면 2016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을 관철시키는 것은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이에 이들은 25일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해,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위로할 예정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