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영/사진=연합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 FC서울이 꼭 그랬다.
황선홍(48) 서울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산둥 루넝과 1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대팀을 철저히 분석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 감독은 "전임인 최용수(46) 장쑤 쑤닝 감독과 박태하(48) 옌볜 FC 감독에게 자문했다"며 "산둥과 옌볜이 맞붙은 최근 4경기 비디오를 박 감독으로부터 입수해 분석했다. 산둥의 패턴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ACL 8강 산둥과 1차전에서 박주영(31)과 데얀(34)을 투톱으로 한 4-4-2 시스템을 가동했다. 맞춤형 포메이션이었다. 결과적으로 황 감독의 '수(數)'는 적중했다. 서울은 이날 박주영과 데얀의 활약을 앞세워 산둥을 3-1로 물리쳤다.
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산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공격의 선봉은 역시 박주영과 데얀이었다. 박주영은 경기 시작 후 15분간 3차례의 슈팅을 날렸다. 이후 전반 18분에는 데얀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띄워 선제골을 만들었다. 문전에 있던 데얀은 박주영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크로스를 정확히 헤딩골로 연결했다. 박주영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박주영은 전반 30분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골대 오른쪽 아래를 향해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박주영의 슈팅은 골문 구석을 향해 빨려 들어갔다.
서울은 전반 후반 산둥에 잠시 주도권을 내줬다. 산둥은 전반 종료 직전 골폭풍을 몰아치며 마침내 만회골을 터뜨렸다. 산둥의 월터 몬티요는 전반 35분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넣었다. 서울과 산둥은 전반 슈팅수에서 6-6으로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경기 내용과 효율에선 서울이 앞섰다. 서울은 유효슈팅수에서 3-1로 우위를 점했다.
서울은 후반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초반 오스마르(28)와 골키퍼 유상훈(27)을 제외한 전원이 상대 공격진에서 패싱 게임을 펼치기도 했다. 황 감독은 후반 14분 아껴둔 '득점기계' 아드리아노(29)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ACL 8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며 원정 다득점 우선원칙이 적용된다. 서울로선 홈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득점을 뽑아내야 했다. 아드리아노의 투입은 승리에 쐐기를 박는 한편, 다득점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24분 상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가볍게 골망을 흔들며 황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서울은 후반 막판 산둥에 추가골을 내줄 뻔 했으나, 골문을 잘 틀어막으며 리드를 지킨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1차전에서 승리한 서울은 가벼운 마음으로 2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양팀의 ACL 2차전은 다음달 14일 산둥에서 열린다.
서울월드컵경기장=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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