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행인 멀티캐스팅 드라마 중 역대급으로 화려하다. 떠오르는 청춘 스타들이 대거 포진했다. 연출자 김규태 PD가 “눈호강 드라마”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배우 이준기와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백현, 지수, 윤선우, 김산호.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 등장하는 여덟 왕자들이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홍일점. 시쳇말로 ‘부러운 근무 환경’이다.
원작은 중국의 인기 드라마 ‘보보경심’이다. 한국판에선 고려시대로 각색했다. 태조의 과도한 혼인 정책이 부른 혼돈 속에 왕위 경쟁을 펼치는 왕자들과, 현대에서 고려로 타임워프한 소녀 해수(아이유)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된다.
김 PD는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이야기”라고 소개하며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젊은 배우들과의 작업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KBS2)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SBS) ‘괜찮아 사랑이야’(SBS) 등에서 빼어난 영상미를 선보였던 김 PD는 “현대적 감성을 담아 고려의 모습을 새롭게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여덟 왕자 중에서도 중심인물은 훗날 고려 4대왕 광종으로 즉위하는 4왕자 왕소다. 영화 ‘왕의 남자’부터 드라마 ‘일지매’(SBS) ‘아랑사또전’(MBC) ‘조선총잡이’(KBS2) ‘밤을 걷는 선비’(MBC) 등 다수의 사극에 출연해온 이준기가 왕소를 연기한다. 김 PD는 “이 드라마가 이준기의 ‘인생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준기는 “왕소의 왕자 시절부터 이후 왕위에 올라 ‘피의 군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내 나름대로 해석해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올해 서른 넷으로 주연배우들 중 맏형인 그는 “사실 왕자들 사이에 낄 수 없는 나이라 고군분투해야 했다”고 너스레를 떨고는 “쓰임새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신구화합과 배우들의 시너지를 목표로 삼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이유는 해수 역을 맡아 첫 사극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현대에서 과거로 넘어온 인물이라 처음엔 사극 말투를 전혀 쓰지 않는다”며 “이후 왕실에 적응하고 예절을 배우면서 고려 여인으로 성장해갈 것”이라고 했다.
강하늘은 해수를 사이에 두고 왕소와 갈등하는 8왕자 왕욱을 연기한다. 문무를 겸비한 인재이자 온화하고 실력 있는 정치인인 왕욱은 아내를 잃은 후 해수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인물이다. 김 PD는 “강하늘의 섬세한 연기와 배우로서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하며 “클로즈업해서 보니 굉장히 잘생겼고 매력적인 눈빛을 갖고 있더라”고 했다. PD의 칭찬에 쑥스러워하던 강하늘은 “김규태 PD님이 연출한 ‘괜찮아 사랑이야’ DVD를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팬이었다”고 화답했다.
그 밖에도 황권에 야심을 품은 3왕자 왕요 역에 홍종현이, 예술적 재능이 풍부한 풍류가 13왕자 왕욱 역에 남주혁이 각각 캐스팅 됐다.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 백현이 철부지 10왕자 왕은 역으로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지수는 일편단심 순정남 14왕자 왕정 역에, 윤선우는 9왕자 왕원 역에 낙점됐고, 김산호가 황태자에 책봉된 왕무 역을 맡는다.
천문과 점술에 통달한 천재이자 왕실 관료인 최지몽으로 분한 김성균은 꽃미남 여덟 왕자들을 내심 부러워했다. “내가 왜 왕자가 안 됐을까”라고 탄식하며 “어렸을 때 약을 잘못 먹은 막내 왕자였으면 좋았겠다”고도 했다. 김성균은 “왕자들과 촬영하며 보낸 즐거운 시간이 드라마에 담겼을 것”이라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부탁했다. 29일 첫 방송.
김표향 기자 suzak@hanl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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