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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사냥꾼들 "웃음으로 귀신 잡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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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사냥꾼들 "웃음으로 귀신 잡겠네"

입력
2016.08.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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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만에 리메이크 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는 남자가 주인공이었던 전작과 달리 여자 4인조로 인물 구성이 바뀌었다. UPI코리아 제공
32년 만에 리메이크 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는 남자가 주인공이었던 전작과 달리 여자 4인조로 인물 구성이 바뀌었다. UPI코리아 제공

삼박자가 제대로 맞았다. 코미디 좀 한다는 배우들의 명연기와 슬랩스틱 코미디의 리듬을 아는 감독,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컴퓨터그래픽(CG)의 역동성까지 32년 만에 돌아온 ‘고스트버스터즈’는 오락영화로서 나무랄 데 없다. 속을 꽉 채운 코미디영화라고 할까. 원작과의 연속성을 거부하기 위해 과감하게 ‘젠더 스와프’(성별 바꾸기)를 시도한 점도 박수 받을 만하다.

영화 완성도의 중심에 폴 페이그 감독과 그의 뮤즈 멀리사 매카시가 있다.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2011) ‘히트’(2013) ‘스파이’(2015)에 이어 네 번째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고스트버스터즈’에서도 오로지 커다란 웃음을 향해 직진한다.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에서 ‘몸 개그’를 마다하지 않던 크리스틴 위그가 합류해 웃음 소리를 더욱 키운다.

미국 코미디쇼 ‘SNL’ 출신인 두 코미디 여왕(매카시, 위그)은 마치 만담을 하듯 시종일관 떠들어대며 미국식 유머를 쏟아낸다. ‘SNL’ 후배인 케이트 매키넌과 레슬리 존스까지 끌어들여 ‘막가파식’ 코미디로 관객을 무장해제 시킨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는 유령을 향해 광선총을 쏘는 모습이 1984년 동명 원작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UPI코리아 제공
영화 ‘고스트버스터즈’는 유령을 향해 광선총을 쏘는 모습이 1984년 동명 원작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UPI코리아 제공

1984년 만들어진 동명 원작 영화가 그랬듯 “유령의 존재를 믿는” 괴짜 과학자들이 주인공이다. 초자연현상에 관심을 갖는다는 이유로 명문대학의 종신교수 임명을 코 앞에서 놓친 물리학 박사 에린(위그)과 유령을 연구하는데 일생을 바친 괴짜 과학자 친구 애비(매카시), 최첨단 무기 발명가 홀츠먼(매키넌)은 유령 잡는 전문기관인 ‘형이상학 연구소’를 차린다. 지하철 공무원으로 일한 패티(존스)도 유령을 목격한 뒤로 형이상학 연구소에 합류해 ‘유령 사냥꾼’이 된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밑도 끝도 없이 유령이 출몰한 뉴욕에서 여성 4인조 유령 사냥꾼은 홀츠먼이 개발한, 이름부터 생소하고 어려운 프로톤 광선총 등 신무기로 무장한 채 유령 퇴치 작전에 돌입한다. 얼개의 단순함을 의식한 것일까. 시민들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유령 잡는 모습을 그저 ‘유령 쇼’로 치부해버리는 뉴욕시의 등장이 그나마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과거의 흔적을 싹 다 지우진 않았다. 의상과 장비는 32년 전과 비슷하다. 유령 사냥꾼들은 청소용 옷을 입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러운 크기의 장비를 어깨에 맸다. 크기나 성능에서 과거와 비교해 진화하지 못해 보인다. 하지만 올드 팬들을 위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건드리는 장치로서는 손색이 없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에서 처음 등장하는 유령은 컴퓨터그래픽이 더해져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UPI코리아 제공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에서 처음 등장하는 유령은 컴퓨터그래픽이 더해져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UPI코리아 제공

유령 퇴치 장비가 조금은 촌스럽다고 실망하진 마시길. CG가 사실성을 더한 유령들이 보는 즐거움을 안긴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여자 유령은 관객들의 혼을 쏙 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CG로 입힌 추억의 ‘먹깨비’ 유령과 ‘마시멜로맨’은 더 커지고 더 짓궂어졌다. 등장하는 유령만 1,000여 종류라고 하니 CG의 힘을 새삼 깨닫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깨알’ 재미는 크리스 헴스워스가 선사한다. 영화 ‘토르’시리즈의 우주 영웅 토르를 연기하는 헴스워스는 백치미를 드러내며 ‘동네바보’로 변신했다. 비서인데도 전화 받기를 싫어하고, 알 없는 안경을 쓰고는 연신 눈을 비벼댄다. 우주 최고 마초로만 여겨지던 헴스워스가 이번 영화에서 내뱉는 웃기는 대사의 대부분이 애드리브다. 집중해서 봐도 후회하지 않는다. 원작의 주인공 빌 머레이와 댄 애크로이드를 비롯해 어니 허드슨, 시고니 위버 등이 카메오로 출연해 향수를 자극한다. 스쳐 지나가는 짤막한 역할들이라 아쉽다. 25일 개봉, 15세 관람가.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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