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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임정우, 이유 있는 초보 마무리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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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임정우, 이유 있는 초보 마무리의 반란

입력
2016.08.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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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김세현(왼쪽)-LG 임정우. /사진=넥센, LG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프로야구 감독들은 "마무리 투수 만들기가 1선발 만드는 것만큼 어렵다"고 말한다. 긴박한 순간 팀 승리를 지키는 소방수가 되기 위해서는 구위, 강심장, 멘탈 등 여러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런 투수는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 같은 특급 투수에게만 해당된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마무리 만들기' 과정이다.

그러나 올해 세이브 부문 순위를 보면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넥센 김세현(29)이 23일 현재 32개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다. 2위는 두산 이현승(33)이 24개, 공동 3위는 LG 임정우(25)와 SK 박희수(33)가 21개로 이름을 올렸다. 이현승과 박희수는 마무리 경험이 있었던 반면 김세현과 임정우는 올해가 처음이다. 둘은 소방수 첫해부터 20개 이상을 수확하며 '초보 마무리'의 반란을 일으켰다.

2007년 데뷔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김세현은 올해 김영민에서 이름을 개명한 뒤 완전 다른 투수가 됐다. 보직도 그 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마무리 자리였다. 전반기 42경기에서 2승 26세이브를 거뒀지만 다소 불안했다. 마무리 투수로는 높은 평균자책점(3.18)과 피안타율(0.311)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6차례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안정을 찾았다. 10경기에서 6개의 세이브를 수확했고 평균자책점은 0.77, 피안타율은 0.179로 뚝 떨어졌다. 블론 세이브도 한 차례뿐이다. 김세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의 강점은 시속 150㎞대 강속구다. '칠 테면 쳐봐'라는 생각으로 뿌리는 빠른 공에 상대 타자들은 속수무책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김세현의 주무기는 직구"라며 "지금까지 마무리 투수로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LG의 새 마무리 임정우도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 당초 하위권으로 분류된 LG가 5강 싸움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임정우는 최근 10경기에서 1승 7세이브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0.71의 수준급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보통 마무리는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하지만 임정우는 드물게 커브를 결정구로 쓴다. 느린 변화구인 커브는 밋밋할 경우 상대 타자들에게 쉽게 맞아나가지만 잘 떨어지면 타자는 멍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거나, 공략을 하더라도 방망이 중심에 맞히기 어렵다. 커브의 위력은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빛났다. 5-5로 맞선 9회 잠실 민병헌을 커브로 삼진, 연장 10회 마지막 타자 정수빈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팀의 6-5 역전승을 완성했다.

임정우의 시즌 성적은 52경기에서 3승7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3.88. 양상문 LG 감독은 대만족이다. 양 감독은 "시즌 전 20세이브만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잘해주고 있다"며 "임정우의 커브는 회전수와 각도 면에서 정상급이다.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 "예전에는 마운드에서 기복이 있고 표정 변화가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커브가 통하는 것은 좋은 직구가 있어 가능했다. 상당히 좋은 공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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