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54)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이 사별한 남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200억원 상당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려 상속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최 전 회장이 조 전 회장 재산을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려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조 전 회장 계좌에 있던 자금과 조 전 회장이 차명으로 관리하던 자금을 해외 차명계좌로 보낸 후 여러 곳에 분산 투자해 관리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뉴스타파가 2013년 최 전 회장이 페이퍼컴퍼니인 와이드 게이트 그룹(wide gate group)의 설립자라고 보도한 후 최근까지 자금흐름을 추적해왔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고의적으로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 전 회장 측은 상속세 납부를 회피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외로 빠져나간 200억원은 투자과정에서 모두 날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4월 한진해운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하기 직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 손실을 피한 혐의로 6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검찰은 최 전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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