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단지 8000가구 일반분양
역세권 위치ㆍ생활 인프라 장점
‘새 아파트’ 희소가치도 매력적
상반기엔 1순위 평균 26대 1
하반기 서울 강북 재개발 지역에서 약 8,000가구의 대규모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올해 들어 분양에 나선 서울 재개발 단지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하반기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도심 노후 지역을 재정비해 교통ㆍ교육 등 기본 주거 환경이 우수하고,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서울의 ‘새 아파트’로서도 희소 가치가 높아 하반기 재개발 분양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서울 지역에서 분양 예정인 재개발 아파트는 총 16개 단지, 1만3,909가구다. 이 중 조합원 몫을 제외한 총 7,927가구가 일반 분양에 나선다. 이는 올해 1~7월 서울 재개발 일반분양 물량(1,839가구)의 4배에 달하며, 작년 같은 기간(8~12월ㆍ700여 가구)보단 11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서울 지역 재개발 아파트는 흔히 ‘알짜’ 투자처로 꼽힌다. 우선 입지 조건이 뛰어나다. 대개 구도심 지역에 위치해 교통ㆍ학군ㆍ상권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와 달리 입주 후 바로 생활이 가능하다. 재건축과 비교해서도 일반 분양가구가 많기 때문에 인기가 좋은 동ㆍ호수를 배정 받을 확률이 훨씬 높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하나의 아파트 단지가 아닌 특정 지역 전체를 재정비하는 재개발은 재건축에 비해 전기ㆍ도로ㆍ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이 크게 개선되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아파트 가격도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 지역은 개발 가능한 토지가 부족해 아파트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다. 때문에 재개발 단지는 ‘새 아파트’라는 희소가치를 지닐 수 있다. 또 최근 서울시가 사업성 저하나 주민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뉴타운ㆍ재개발 구역에 대해 정비(예정) 사업 직권해제를 본격화하면서 현재 분양에 나서는 아파트 단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수도권 택지지구나 신도시로 빠져나갔던 서울 주민들이 앞으로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다시 서울 도심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서울 지역 내 재개발 아파트에 대한 수요 기반은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지역에서 분양한 재개발 아파트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롯데건설이 흑석8구역을 재개발한 ‘롯데캐슬 에듀포레’가 상반기 서울 최고 청약 경쟁률(38.4 대1)을 기록하더니 곧 이어 지난달 흑석7구역 ‘아크로 리버하임’이 평균 89.5 대 1의 경쟁률을 거두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외에 ‘답십리파크자이’(답십리14구역), ‘효성파크KCC스위첸’(효창4구역), ‘힐스테이트녹번’(녹번1-1구역) 등도 모두 조기 완판 됐다. 올해 분양한 서울 재개발 아파트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26.4 대 1에 달한다.
하반기 재개발 분양대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단지는 삼성물산이 성북구 장위뉴타운 1,5구역을 재정비해 분양하는 ‘래미안 장위’(가칭)다. 2,500여 가구의 대규모 ‘래미안 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라 기대감이 높다. 양지영 리서치실장은 “신규 분양 단지 규모가 크면 향후 그 지역 내 아파트 시세를 주도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제 막 첫 발을 떼는 뉴타운 내 초기 분양 단지도 눈길을 끈다. 뉴타운은 인접한 재개발 구역들을 합친 후 공원과 도로 등 기반 시설을 구축해 도시 속에 신도시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오는 11월 분양 예정인 롯데건설의 ‘수색4구역 롯데캐슬’(가칭)은 은평구 수색ㆍ증산뉴타운에서 최초로 분양하는 단지다. 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하는 ‘신길14구역 아이파크’(가칭) 는 지난 2014년 ‘래미안 에스티움’ 이후 신길뉴타운에서 2년 만에 나오는 새 아파트다.
분양 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뉴타운 초기 분양 단지는 아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다른 구역들 때문에 주거환경이 정리되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그만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라며 “다만 여러 재개발 구역이 묶인 뉴타운 지역은 구역별로 입지가 천차만별이어서 사전에 교통, 교육 여건 등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서울 지역 재개발 단지는 대부분 역세권 주변에 위치해 분양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재개발 단지의 분양가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조합원 입주권, 주변 단지 시세 등에 견준 일반 분양가격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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