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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 색깔ㆍ주름 등 구분점 250개… 보안성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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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 색깔ㆍ주름 등 구분점 250개… 보안성 가장 높아

입력
2016.08.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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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에서 분리되면

홍채 4초 만에 풀려버려

해킹 위험 전혀 없어

동일할 확률은 10억분의 1

2002년 제작된 공상과학(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홍채가 신분증 역할을 하는 2054년의 미국 사회를 그렸다. 영화 속 미래 사회에선 건물 출입과 자동차 운전, 은행 거래 등 본인 인증이 필요한 상황에선 항상 홍채가 활용된다. 홍채 정보만 확보하면 누가, 언제, 어디에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

지난 19일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출시된 후 홍채 인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스마트폰 업체 가운데 홍채 인식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내 놓은 곳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갤럭시노트7이 많은 생체 인식 기술 중 유독 홍채 인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형석 삼성전자 상무는 23일 “가장 보안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눈동자 주위의 얇은 막으로, 안구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해 주는 홍채는 생후 18개월 전후 형성되면 평생 변하지 않는다. 안구의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위치, 손상될 위험도 적다. 더구나 홍채는 40여개의 구분점을 가진 지문과 달리 색깔, 주름, 망막, 모세혈관 등 약 250개의 구분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지문의 경우 1억개의 손가락 당 1개 꼴로 같은 지문이 나올 수 있지만 홍채는 동일할 확률이 10억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물론 보안성이 가장 높은 건 유전자(DNA)다. 그러나 DNA는 몸에서 세포를 추출해야 하는 데다 본인 인증에 1시간 이상 걸려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일각에선 홍채도 복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홍채는 사람이 죽거나 몸에서 분리되면 4초 만에 풀려버리기 때문에 해킹 위험이 전혀 없다”며 “초고화질 카메라로 찍은 홍채 사진에도 반응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이용자의 홍채 정보는 해당 스마트폰에만 저장되고, 그마저도 여러 개로 나눠서 보관되기 때문에 탈취나 복제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채는 눈을 감고서는 이용이 불가능하고 햇빛과 안경 등이 인식 오류를 일으킬 수도 있다.

갤럭시노트7 홍채인식 기능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모습. 갤럭시노트7은 앞면에 달린 근적외선 LED가 이용자 눈을 향해 적외선을 쏘면, 별도의 카메라가 반사되는 적외선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홍채를 인식한다. 뉴욕=이서희 기자
갤럭시노트7 홍채인식 기능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모습. 갤럭시노트7은 앞면에 달린 근적외선 LED가 이용자 눈을 향해 적외선을 쏘면, 별도의 카메라가 반사되는 적외선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홍채를 인식한다. 뉴욕=이서희 기자

갤럭시노트7은 앞면에 달린 근적외선 LED가 이용자 눈을 향해 적외선을 쏘면, 별도의 카메라가 반사되는 적외선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눈 모양을 인식한다. 이렇게 인식한 눈 모양에서 눈꺼풀ㆍ홍채ㆍ동공을 구분하고 홍채 부분만 떼어낸 뒤 이를 일종의 디지털 언어로 암호화해 미리 저장해 둔 암호와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0.1초다. 갤럭시노트7뿐 아니라 다른 홍채인식 기기도 이러한 원리를 따른다. 그러나 250여개의 홍채 특징점 중에 몇 개를 추려내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차별화가 이뤄진다.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기능이 몇 개의 특징점으로 조합됐느냐도 특급비밀이다.

현재 갤럭시노트7의 홍채인식은 이용자가 정해진 구간에 눈을 맞춰야 한다. 앞으로는 화면 아무 곳이나 바라봐도 바로 본인 인증이 될 수 있도록 인식 각도를 넓히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김 상무는 “신한ㆍ우리ㆍKEB하나은행을 비롯해 다른 금융사와도 연동할 수 있도록 홍채인식 활용 범위를 계속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의 홍채인식 기능이 공인인증서를 대신하게 되면 영화처럼 홍채가 신분증을 대체하는 시대도 한걸음 더 가까이 올 것으로 보인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23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설명회를 갖고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김형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23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설명회를 갖고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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