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준]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승마계는 김동선(28·한화갤러리아승마단)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동선은 2008년 최준상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이후 8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했고 승마 마장마술에서 선전한 끝에 최종 43위를 기록했다. 출전선수가 총 6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순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승마계에서는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김동선이 68.657%의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높이 사고 있다. 올림픽·세계선수권 등 세계 톱클래스 무대에서 우리나라 마장마술 선수가 68%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최고 성적
이번 올림픽에서 김동선은 애마 부코스키와 뛰어난 호흡을 보이면서 유럽계 백인 선수를 빼고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전까지 한국의 올림픽 성적은 장애물에서 단체전 8위가 가장 높은 성적이었다. 마장마술에서는 서정균이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10위를 기록했으나 홈 그라운드 였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20년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마장마술에 최준상이 출전해 57%의 성적을 기록했다. 김동선은 8년 만인 이번 올림픽 68.657%를 기록하며 한국 승마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이다. 승마관계자 A는 "김동선이 유럽 무대에 얼굴을 알려 지명도가 높았다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을 가능성이 높다. 32강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쉽다"고 밝혔다.
▲김동선, 아시아 맹주 확인
이전까지 국내 승마 마장마술에서 올림픽의 의미는 '출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현실적인 국내 마장마술의 목표는 아시안게임이다. 아시안게임 이상의 높은 클래스 대회에 출전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한국 마장마술은 아시안게임에 특화 돼 있다. 한국보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은 일본 국적의 선수들도 출전하지만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승마인들은 "일본이 약한 게 아니라 일본 에이스들이 모두 유럽에 있고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이 아시안게임을 우승할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승마인들의 눈에 일본은 이미 한단계 이상 높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김동선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맹주임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켰다. 일본의 키치 하라다(45위), 유코 키타이(48위), 아카네 쿠로키(50위), 타카시 마사나오(58위)까지 모두 김동선의 아래에 랭크돼 있다. 김동선은 "최선을 다했고 경기 결과에 만족한다"며 "세계정상들과의 차이를 다시한번 확인했지만 도전 못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타고난 신체, 강한 마인드
김동선의 경쟁자들은 모두 프로선수들이다. 자고 일어나면 말을 타고, 밥을 먹고 나면 말을 탄다. 말을 타는 것에 올인한다. 반면 김동선은 '주경야독'형이다. 한화그룹의 3남이기에 말만 탈 수 없다. 경영수업도 병행해야 한다. 절대적인 훈련 시간이 경쟁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김동선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신체와 주눅들지 않는 강한 정신력 덕분이다. 승마는 백인들의 스포츠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북유럽 백인들에 유리한 종목이다. 혈통 좋은 올림픽급 말은 99.999% 북유럽에서 생산되고 길러진다. 수준급 마장마술 말은 백인들의 체형에 맞는 말들로 성장되는 것이다. 김동선은 189㎝의 큰 키와 서구적인 체형이 장점이다. 큰 키는 어머니 서영민 여사로부터 물려받았다. 어디를 가도 주눅들지 않는 강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꼭 닮았다. 김종찬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김동선은 어느 무대를 가도 긴장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 큰 대회일수록 더 좋은 경기를 한다. 투지가 생기는 모양이다"며 "현장 분위기는 7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점수가 조금 박했다"고 평가 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박인비가 전한 올림픽의 압박감 “지금껏 가장 힘들었다”
[현장] ‘질투의 화신’ 공효진의 ‘아쿠아맨’ 조정석-고경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