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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젊은층 모으는 힘은 ‘흥’

입력
2016.08.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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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DDP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운영 중인 한 푸드트럭에서 시민들이 음식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19일 DDP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운영 중인 한 푸드트럭에서 시민들이 음식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넓은 광장에 어둠이 내려앉자 조명이 하나 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뜨겁게 달궈진 푸드트럭 철판 위 스테이크는 지글지글 먹음직스러운 소리를 내며 익는다. 곳곳에 파라솔과 매대가 설치되고, 무대 위에는 버스킹을 위한 기타와 의자가 준비됐다. 외국도시의 축제 풍경이 아니다. 지난 1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의 한 장면이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밤이면 열렸다가 아침이면 사라지는 도깨비같은 시장이라는 의미다. 일정 시간이 되면 특정 장소에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트럭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매장, 공연 무대가 선보이는 콘셉트다. 지난해 10월 여의도에서 처음 열린 야시장은 올해부터는 기간을 늘리고 장소를 넓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꾀했다. 3월 여의도를 시작으로 6월 DDP, 7월 목동운동장에서 ‘도깨비 시장’이 펼쳐졌다.

금ㆍ토요일 밤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야시장을 찾는 방문객은 하루 평균 3만 명 수준. 이들이 꼽는 야시장의 매력은 참신함이다. 모양부터 개성이 넘치는 수십 대의 푸트드럭이 늘어선 모습과 젊은 셰프들이 즉석에서 만드는 개성 넘치는 음식들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날도 DDP 광장의 푸드트럭에서 볶음밥, 떡볶이, 수제버거, 타코 등 가지각색의 음식들이 조리되면서 후각을 자극했고, 트럭마다 예외없이 긴 줄이 이어졌다.

푸드트럭 셰프들에게는 밤도깨비야시장은 손님을 만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소바트럭으로 DDP 야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김성훈(47) 사장은 “3년째 푸드트럭을 하고 있는데 좋은 장소를 찾아 손님을 찾아 다녀야하는 입장에서 밤도깨비야시장은 신세계나 다름없다”면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시원한 밤공기와 야식을 즐기는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둠이 짙게 드리워지면 공연이 시작돼 흥을 돋운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는 시장마다 특색 있는 공연이나 행사가 열리는데 올해 DDP 야시장의 주제는 ‘청춘 런웨이 & 댄싱 나이트’다. 디제잉과 버스킹 공연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다.

디자이너 60팀의 아이디어가 담긴 수공예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판매대를 구경하던 이주나(26)씨는 “세상에 하나뿐인 수공예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직접 물건을 만든 생산자와 이렇게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특별한 경험”이라고 전했다.

서울의 야경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야시장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서울시 외국어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투표에서 밤도깨비 야시장이 ‘외국인이 가장 관심 있는 정책’1위로 꼽혔다”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야시장을 떠올릴 수 있도록 더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채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오후6시~11시), DDP(오후7시~12시), 목동운동장(오후5시~10시)에서 오는 10월까지 매주 금ㆍ토요일 밤, 청계광장에서는 다음달 9~11일, 10월 21~23일 한시적으로 열린다. 자세한 정보는 밤도깨비 야시장 홈페이지(bamdokkaebi.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19일 DDP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을 찾은 젊은이들이 화려하고 비트넘치는 디제잉 공연을 즐기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19일 DDP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을 찾은 젊은이들이 화려하고 비트넘치는 디제잉 공연을 즐기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시장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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