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ㆍ공급과잉 탓 분석
“2018년까지 어렵다” 비관론
건실한 성장세를 이어온 중견 해운사들의 이익이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다. 하반기 전망도 어두워 중견 선사들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6위 해운사인 SK해운은 상반기 매출 8,587억원, 영업이익 5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6.0%, 영업이익은 39.9%가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375억원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하림그룹에 편입된 팬오션은 주요 해운사 중 유일하게 상반기 매출액이 9.8%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7.9% 감소한 810억원에 머물렀다.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지난해 상반기 평균 623에서 올 상반기는 486으로 내려 앉은 영향이 크다.
10위권에 포함되는 장금상선도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45.1%나 빠졌다. 컨테이너 화물 비중이 80%가 넘는 흥아해운 역시 상반기 매출액은 4,18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거의 동일하지만 영업이익은 62%나 급감했다. 컨테이너 1TEU(길이 2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평균 운임이 같은 기간 437달러에서 386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벌크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이 주력인 대한해운도 매출액(-11.9%)과 영업이익(-64.1%)이 모두 줄었다. 벌크선 톤당 평균 운임이 같은 기간 10.01달러에서 7.41달러로, LNG선 운임은 톤당 30.73달러에서 25.26달러로 낮아진 탓이다. 폴라리스쉬핑은 매출액이 21.1%나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9% 하락에 그쳐 비교적 선방했다.
저유가로 선박용 연료유 평균가격이 같은 기간 톤당 288.79달러에서 192.67달러로 떨어져 비용 부담이 줄었는데도 해운사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으로 풀이된다.
중견 선사들은 아직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상반기 대규모 적자 수렁에 빠진 한진해운(-3,446억원)이나 현대상선(-4,170억원)보다는 사정이 낫다. 그러나 하반기 항로는 어둡다. 컨테이너 부문은 운임 경쟁이 치열하고, 벌크선 부문도 중국의 성장 둔화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해운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2018년까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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