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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몰라도 ‘죽’ 만 쭉~ 먹으면…

입력
2016.08.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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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효과↓… 별미 음식으로 즐겨야

간편하고 소화가 편해 여성들이 즐겨먹는 죽과 같은 유동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장기적으로 소화력이 떨어져 체력은 물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간편하고 소화가 편해 여성들이 즐겨먹는 죽과 같은 유동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장기적으로 소화력이 떨어져 체력은 물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과거 죽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나 환자가 먹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40대 여성들에게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인기가 높다. 죽 전문 프렌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소비자 가운데 여성고객 비율이 70%정도”라면서 “소화가 잘되는 부드러운 음식이란 특징 때문에 여성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죽 전문점에서 만난 여성들은 “소화에 부담이 없어 죽을 자주 먹는다”면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죽처럼 유동식을 간헐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문제 없지만 죽을 계속 먹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죽과 같은 유동식만 고집하면 처음에는 소화 잘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화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동식은 고기, 채소처럼 씹는 과정 없이 위 등 소화기관으로 내려가는데 지속적으로 유동식만 먹으면 소화기관이 음식물을 처리하는 긴장도가 떨어져 소화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 효과도 미미하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대사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오지 않으면 체내 지방과 근육을 끌어다 대사에 활용한다. 체중감량을 위해 가끔 죽과 같은 유동식을 먹으면 몰라도 식사대용으로 장기적으로 유동식을 먹으면 처음에는 체중이 감소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몸에 있는 지방과 근육이 소진돼 장기가 망가져 살이 빠지지 않고 노화가 발생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히 자리에 오래 앉아 일을 하는 사무직 여성의 경우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과일 등을 먹다가 죽을 먹는데 간헐적으로 먹는 것은 몰라도 식사대용으로 지속적으로 먹으면 소화력이 떨어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과거와 달리 여성이 가정과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아졌는데 여성은 원래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어 힘이 들면 죽처럼 편한 음식을 찾는다”면서 “힘이 들어도 다양한 음식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동식을 고집하면 턱 관절에도 좋지 않다. 표성운 부천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동물실험에서 유동식을 섭취한 실험군의 아래턱뼈에 심각한 형태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유동식을 고집하면 씹는 근육이 약화돼 턱뼈 형태는 물론 골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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