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36)은 ‘공블리’로 불린다. 이름에 사랑스럽다는 의미의 단어 ‘러블리(Lovely)’를 붙인 애칭.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유난히 잘 어울리는 그의 면모를 드러내는 수식이다. 드라마 ‘파스타’(MBCㆍ2010)의 막내 요리사 서유경과 ‘최고의 사랑’(MBCㆍ2011)의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 ‘주군의 태양’(SBSㆍ2013)의 귀신 보는 여자 태공실, ‘프로듀사’(KBSㆍ2015)의 까칠한 예능PD 탁예진 등으로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을 연기해 왔다. 30대 후반 나이에도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가 어색하지 않은 그가 24일 첫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아나운서를 꿈꾸는 기상캐스터 표나리 역을 맡았다.
공효진은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제 더 보여드릴 사랑스러운 모습은 없는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내 나이에 맞게 성숙해진 공블리의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옥탑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생계형 인물”이라고 웃음을 터뜨리며 “늘 긍정적이었던 이전 캐릭터들과는 달리 표나리는 성깔도 좀 부리고 호불호도 확실하게 드러내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표나리는 같은 방송국에서 일하는 이화신 기자(조정석)를 짝사랑했지만 그가 태국 특파원으로 떠난 뒤 마음을 접고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귀국한 이화신이 표나리와 자신의 친구인 재벌3세 고정원(고경표)이 농밀한 교감을 나눈다는 사실을 알고 질투를 느끼면서 세 사람의 좌충우돌 로맨스가 시작된다.
드라마는 ‘파스타’와 ‘로맨스 타운’(KBS2ㆍ2011) ‘미스코리아’(MBCㆍ2014)를 집필한 서숙향 작가의 신작이다. 서 작가는 ‘파스타’ 이후 6년 만에 공효진에게 대본을 건네며 “다시 공블리로 돌아와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공효진은 “나이도 먹었는데 ‘파스타’와 비슷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괜찮을까 고민이 됐고, 그때와는 다른 매력을 찾아내야 해서 출연 결정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캐릭터의 성장담에서 고민의 답을 찾았다. “그간 경험을 통해 어떤 직업을 연기할 때 조직 내에서 막내인지 선배인지에 따라 성격이 180도 달라지는 걸 알게 됐다”며 “아나운서와는 직업적 차이가 분명한 기상캐스터이면서 직장생활 4년차라는 걸 염두에 두고 캐릭터에 살을 붙였다”는 설명이다.
뉴스 속 단 1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상캐스터의 고군분투를 보여주기 위해 의상에도 신경을 썼다고. 공효진은 “뒤에서 상사 험담도 하고 남몰래 해코지도 하는 표나리의 모습이 톡 쏘는 사이다처럼 통쾌하게 그려질 것”이라며 “아나운서를 꿈꾸는 표나리가 상상 못할 색다른 결말을 맞이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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