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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의 '골든 슬램', 타이거 우즈만이 가능하다?

입력
2016.08.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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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윙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사진=우즈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박인비(28ㆍKB금융그룹)가 대회 전 홀대 받던 골프 올림픽 금메달을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가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쥐면서 골프 선수로는 역대 최초의 커리어 골든 슬램 달성자로 우뚝 서며 선수들에게 새로운 목표점을 제시했다.

박인비의 골든 슬램은 상당시간 혹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골든 슬램이란 단어는 이전까지 주로 프로 테니스 계에서 쓰이던 용어다.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차지한 테니스 선수는 여자부 슈테피 그라프(47ㆍ독일)와 세레나 윌리엄스(35ㆍ미국), 남자부 안드레 아가시(46ㆍ미국)와 라파엘 나달(30ㆍ스페인) 등 단 4명만이 존재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12년만의 정식 종목이 된 골프는 토너먼트식의 1:1 대결을 벌이는 테니스와 달리 다수가 하나의 우승을 놓고 동시에 경쟁하는 스포츠여서 평생에 한번 메이저대회를 우승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또 골프 종목이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 계속 유지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여자 골프 선수로는 박인비의 업적에 도전할 만한 이가 손에 꼽힐 정도다. 현역 선수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해놓은 선수는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줄리 잉스터(56ㆍ미국)와 LPGA 통산 41승에 빛나는 케리 웹(42ㆍ호주)뿐이다. 웹은 지금은 없어진 메이저대회 캐내디언 퍼시픽 위민스 오픈까지 총 7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맛봤다.

그러나 2014년 3월 JTBC 파운더스컵 우승을 끝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두 한국계인 이민지(20ㆍ하나금융그룹) 오수현(20)에 밀려 꿈의 무대를 밟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이자 은메달리스트인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도 갈 길이 멀다. 리디아 고는 2015년 에비앙 마스터스와 2016년 ANA 인스퍼레이션을 우승했지만 그랜드슬램까지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 오픈, 브리티시 여자 오픈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2020년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 안에 3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할지 장담 못한다.

범위를 남자 선수들로 넓혀도 가망성이 있는 선수는 흔치 않다. 수술 후 재활중인 타이거 우즈(41ㆍ미국)가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어느 정도 회복한다면 2020년 도쿄에서 가장 유력한 골든 슬램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 메이저대회를 14번이나 차지한 우즈는 이미 그랜드슬램만 3번을 달성했다.

이외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 토너먼트만 남겨둔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와 US 오픈 챔피언십만 우승하지 못한 필 미켈슨(46ㆍ미국)이 있다. 반면 조던 스피스(23ㆍ미국)는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차지하지 못했고 남자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29ㆍ호주)는 PGA 챔피언십 우승이 전부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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