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효모로 만들어 단맛이 강하고, 곡물향이 풍부한 전통 증류식 소주가 이달 첫 선을 보인다. 증류식 소주는 산도가 높아 제대로 된 발효를 위해선 전용효모가 반드시 필요한데, 국내에는 해당 효모가 없어 그간 수입효모를 이용해왔다.
농촌진흥청은 22일 일본 가고시마대학과 함께 국내 재래누룩에서 증류식 소주에 적합한 효모 ‘N9’을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N9은 전국 10개 지역에서 수집한 국내 재래누룩 10종 중 발효능력이 뛰어나고 향기가 우수한 누룩에서 분리한 것으로, 증류식 소주 전용효모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본 것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산성 조건에서 N9은 일본 효모보다 14~15% 많이 증식됐다. 또 N9을 이용해 술을 빚으면, 일본의 증류식 소주 전용효모로 빚은 술보다 단맛이 강하고 곡물향이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지난해 9월 N9을 특허출원한 데 이어 올해 1월 N9 분리기술을 일반 산업체로 이전, 이달부터 우리효모로 만든 고급 증류식 소주 생산을 산업화하는데 성공했다. 농진청은 해당 전통 증류식 소주 한 병(750㎖)을 만드는데 국내산 유기농 쌀이 약 840g 사용되는 만큼, 증류식 소주 판매가 늘면 우리 쌀 소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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