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계주, 자메이카에 이어 골인
37초60으로 아시아 신기록도 경신
“6개월 바통 터치 연습의 결과물”
3위 美는 바통 규정 어겨 실격
자메이카의 리우 올림픽 남자 육상 400m 계주 우승으로, 우사인 볼트(30)가 100mㆍ200mㆍ400m 계주에서 ‘트리플-트리플’(3연속 3관왕)을 달성했다. 그러나 볼트의 금메달 못지 않게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하며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도 주목 받고 있다. 전통적인 ‘단거리의 강자’ 미국은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처리되며 동메달마저 날렸다. 일본은 오랜 기간 바통 터치에 공을 들여 좋은 성적을 낸 반면 미국은 이번에도 실수를 범하는 등 ‘바통 터치의 저주’를 극복하지 못했다.
일본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선에서 37초60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37초27을 기록한 자메이카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이다.
일본은 이번 레이스에서 아시아기록도 연거푸 갈아치웠다. 일본은 앞서 지난 18일 계주 예선에서 볼트가 빠진 자메이카를 제치고 조 1위에 오를 때도 37초68로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었다.
반면 미국은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도 모자라 실격 처리됐다. 경기 후 판독 결과 미국의 1번 주자인 마이크 로저스(31)가 2번 주자인 저스틴 게이틀린(34)에게 바통을 전달할 때 규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노란색으로 된 바통 인계 구역 밖에서 바통을 게이틀린에게 전달한 것으로 판독됐다. 이 때문에 동메달은 캐나다(37초64)에게 돌아갔다.
미국 팀은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같은 실수로 실격 처리돼 9회 연속 우승을 날린 이후에도 실수를 반복해왔다. 미국은 칼 루이스가 출전했던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도 바통 터치 실수로 결선 진출이 무산됐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이 바통을 주고 받으며 시간을 지체해 영국에 0.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빼앗겼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다비스 패튼이 타이슨 게이에게 바통을 넘겨주다 떨어뜨려 예선 탈락했다.
일본이 은메달을 차지한 비결도 바통 터치에 있었다. 미국은 바통을 건넬 때 위에서 아래로 건네주는 오버핸드 패스 방법을 사용하지만, 일본은 아래에서 위로 주는 언더핸드 패스를 사용한다. 이는 바통을 주고 받는 선수들이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단시간 내에 바통을 넘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오랜 시간 훈련이 필요한 정교한 연결 방법이다. 일본 팀의 야마가타 료타(24)는 경기 후 “우리는 지난 3월부터 바통터치 연습을 해왔다”며 “약 6개월 간의 연습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한 일본은 이번 경기에서 바통 터치가 거듭 될수록 앞으로 치고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곡선주로에서 마지막 주자가 바통을 건네 받을 때는 일본과 자메이카가 거의 비슷한 위치에서 달렸다. 하지만 볼트가 직선주로에서 일본과의 격차를 눈에 띄게 벌리며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경기 후 볼트는 “일본 대표팀이 바통을 전달하는 방식은 매우 좋았다”며 “그들이 많은 연습을 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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