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세단 ‘SM6’는 르노삼성자동차가 간만에 내놓은 인기 차종이다. 세련된 디자인에 동급 이상의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춘 SM6의 맹활약으로 상반기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26%나 상승했다.
최근 1.5 디젤 엔진을 달고 가세한 ‘SM6 dCi’는 가솔린 엔진을 쓰는 기존 ‘2.0 GDe’나 ‘1.6 TCe’와 생김새는 똑같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SM6 dCi는 주행 성능보다는 철저하게 고연비에 초점이 맞춰진 차다.
기온이 섭씨 36도까지 올라간 지난 12일 낮 SM6 dCi의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이지만 배기량 자체가 작은 만큼 엔진 소음도 크지 않았다. 엔진룸과 실내에 흡차음제가 효과적으로 적용돼 운전석에서의 첫 인상은 가솔린 엔진 SM6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엔진 출력은 2.0 GDe(150마력, 20.6㎏ㆍm)에 비해 한참 낮은 110마력에 불과했지만 디젤 엔진의 상대적으로 높은 토크(25.5㎏ㆍm)가 주행성능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고속도로에서도 규정 속도 이상으로 가속페달을 세차게 밟지 않으면 출력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가솔린 SM6의 경쾌한 변속과 비교하면 가속이 더디고 변속 충격도 다소 느껴졌다. GDe나 TCe에 적용된 7단 DCT(듀얼 클러치 변속기)보다 한단 낮은 6단 DCT가 들어갔으니 당연한 결과다.
SM6 dCi의 최대 미덕인 연비는 매력적이었다. 서울 시내와 고속도로 등을 208㎞ 주행한 뒤 측정한 연비는 18.3㎞/ℓ로, 공인 복합연비 17.0㎞/ℓ(17인치 타이어 기준)를 상회했다. 도로 정체가 거의 없었다고 해도 무더위에 에어컨을 계속 틀었고, 경제 운전(에코) 모드가 아닌 ‘컴포트 모드’였던 것까지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다. 이후 약 200㎞를 에코 모드로 주행한 뒤 확인한 총 연비는 19.4㎞/ℓ였다. 에코 모드로만 계속 달리면 ℓ당 20㎞ 이상 뽑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M6 dCi가 품고 있는 1.5 디젤 엔진은 한 체급 아래인 준중형 세단 ‘SM3 dCi’의 엔진과 같다. 르노와 닛산,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26개 차종에 이미 장착돼 검증이 끝났다고는 하지만 SM6의 체구를 보면 부족해 보인다.
그래도 SM6에 눈길이 가고 있는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늘어난 셈이다. 역동적인 운전을 원하면 최고 출력이 190마력인 TCe, 가족들이 편안하게 탈 세단이 필요하다면 GDe를 택하면 된다. dCi는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위한 대안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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