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을 부른 카스터 세메냐(25ㆍ남아프리카공화국)가 리우 올림픽 여자 육상 8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메냐는 21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육상 800m 결선에서 1분55초28을 기록해 우승했다. 세메냐의 기록은 세계기록(1분53초28)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가 갖고 있던 남아공 기록(1분55초33)을 넘어섰다.
경기 초반 세메냐는 중위권 그룹에 속해 달리면서 역전 기회를 노렸다. 경기 중후반 프랜신 니욘사바(23ㆍ브룬디)가 3위에서 선두로 치고 나서자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세메냐가 스퍼트를 올리며 선수들을 따라잡기 시작했고, 직선주로에서 마가렛 왐부이(21ㆍ케냐)와 니욘사바를 차례로 제치며 결승선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니욘사바는 1분56초49로 은메달, 왐부이는 1분56초89를 기록하며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세메냐는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800m 결선에서 우승한 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로부터 성별 검사를 받았다. 당시 그의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었다. 지난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IAAF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정 기준 이상이면 여성 종목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으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근거가 부족하고 차별 논란이 있다’며 이 규정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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