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리 한국 태권도 최고령 金
은퇴 앞둔 차동민 동메달 추가
태권도 국가대표 맏언니 오혜리(28ㆍ춘천시청))가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떼고 리우올림픽에서 금빛 발차기를 선보였다.
오혜리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13-12로 힘겹게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혜리는 이로써 28세 4개월의 나이로 역대 올림픽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딴 최고령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최고령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80㎏초과급에서 금메달을 딴 문대성으로, 당시 그의 나이는 27세 11개월이었다.
오혜리는 중학교 2학년 때 태권도복을 입고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했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 출전 운이 따르지 않아, 리우가 세 번째 도전 만에 처음 밟은 올림픽 무대였다. 오혜리는 올림픽 랭킹 세계 1위인 니아레와 결승에서 10-4로 앞선 채 마지막 3라운드를 맞았다. 니아레가 거세게 몰아붙여 11-10까지 추격당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몸통 공격과 상대 경고 누적 등으로 점수를 쌓아 한 점 차 역전승을 지켰다. 초등 2학년 때 아버지를 여읜 오혜리는 “리우에 오기 전 아버지 산소에 갔다 왔다. 아버지께 도와 달라고 했다. 용기를 달라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21일엔 마지막 주자 차동민(30ㆍ한국가스공사)이 동메달을 보탰다. 차동민은 남자 80㎏초과급 동메달결정전에서 드미트리 쇼킨(24ㆍ우즈베키스탄)과 골든 포인트제로 치러는 연장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차동민은 동메달을 따낸 뒤 “이번 경기가 현역 은퇴 경기가 될 것 같다”면서 “마지막 올림픽에서 감독님(박종만 대표팀 총감독 겸 한국가스공사 감독)께 뭔가 꼭 하나는 해드리고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막판에 힘이 좀 더 났던 거 같다”고 밝혔다. 차동민은 2008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에 이어 8년 만이자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오혜리와 차동민을 마지막으로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 태권도는 이로써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 중국(금2)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역대 최다인 다섯 명이 출전해 여자 49㎏급 김소희(21ㆍ한국가스공사)와 오혜리가 금메달을 수확했고, 남자 58㎏급 김태훈(21ㆍ동아대)ㆍ68㎏급 이대훈(24ㆍ한국가스공사)ㆍ차동민이 동메달을 보탰다. 한국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땄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ㆍ동메달 2개의 성적을 냈고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출전 선수 네 명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전자호구시스템이 도입된 2012년 런던 대회에선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에 그쳐 역대 최악의 성적을 냈다. 한국은 당초 리우에서 금메달 2~3개를 목표로 잡은 가운데 이대훈과 김태훈을 유력한 후보로 점쳤다. 그러나 오히려 여자부에서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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