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시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흉기 살해 및 시신훼손 사건은 해당 여성에게 악귀가 씌었다고 생각한 어머니와 오빠가 함께 벌인 범행으로 드러났다.
시흥경찰서는 지난 19일 살인 등 혐의로 검거한 A(54ㆍ여)씨가 딸 B(25)씨를 살해한 범행 동기에 대해 이같이 진술했다고 20일 밝혔다. 함께 붙잡힌 아들 C(26)씨도 “동생에게 악귀가 씌었다”며 비슷한 진술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전 B씨, C씨와 함께 악귀가 들었다는 이유로 키우던 애완견을 죽였고, 이후 딸이 이상행동을 보이자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애완견을 죽인 뒤 딸이 손을 떨면서 내 목을 졸라서 애완견에 들었던 악귀가 옮겨간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후 딸을 화장실 바닥에 눕혀놓고 목을 여러 번 찔렀다”고 진술했다. C씨는 “어머니가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나는 여동생 옆구리를 둔기로 때렸다”고 진술했다.
A씨는 19일 오후 아들과 함께 시흥시 자택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이날 경찰에 검거됐다. 아들은 범행 직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알렸고, 아버지의 부탁을 받아 현장을 찾은 지인이 숨져있는 B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시신 목 부위에 흉기 상흔이 있고 머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A씨와 C씨의 진술이 이해하기 어려운 만큼 21일 B씨 시신을 부검해 사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범행 동기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프로파일러 투입 등을 통해 보강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