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말 주한 미군 사령관으로 복무하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주한 미군 철수 계획을 철회시킨 존 베시 2세 전 미 합참의장이 별세했다. 94세.
AP통신 등은 베시 전 의장이 18일(현지시간) 고향인 미네소타주 노스 오크스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숙환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1939년부터 46년간 군에 몸을 담아 온 고인은 특히 주한 미군 사령관 재임 시 한미 동맹의 첨병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1976년 대선에서 주한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카터 전 대통령은 이듬해 실제 철수 계획을 발표했으나, 당시 주한 미군 사령관이던 고인은 대통령을 설득해 이를 철회시켰다.
반세기 가까운 군 생활 동안 2차 세계대전 전투, 한국 전쟁, 베트남전 등에서 공을 세운 고인은 사병 출신으로 서열 1위인 합참의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도 유명하다. 합참의장으로 재직하면서 각종 훈장으로 군복을 장식하지도 않았고 현충일이면 알링턴 국립묘지로 직접 걸어 가 무명용사 탑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고인은 1984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맥아더, 아이젠하워처럼 대중에게 유명한 장군들도 많지만 나는 그보다 미군이 최대한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장군일 뿐”이라고 겸손을 보였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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