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이 대세다. 올림픽에 열대야까지 겹쳐 잠 못 드는 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식이 습관이 되면 자칫 야간식이증후군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야식증후군은 저녁 7시 이후 식사량이 하루 식사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말한다. 야식증후군에 걸리면 낮에는 입맛이 없어 식사를 잘 먹지 않다가 잠들기 전이나 한밤중에 잠자다 일어나 음식을 먹는 횟수가 잦게 된다.
야식이 좋지 않은 이유는 비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낮에는 교감신경의 작용이 지배적으로 일어나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대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밤에는 부교감신경계가 체내 영양소를 지방으로 축적하므로 다른 시간대에 음식을 먹는 것보다 훨씬 더 살이 찌기 쉽다. 살이 찌는 것뿐만 아니라 야식은 다양한 질병을 초래하기도 한다.
식습관이 불규칙한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인 위염이 대표적이다.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않은 밤 시간대에는 특히나 위산 분비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때 음식물을 섭취하게 되면 위에 부담을 준다. 위염은 위궤양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또 야식을 먹고 바로 눕게 되면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안의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해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기 쉽고 가슴이 쓰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야식은 부종에도 영향을 끼친다. 야식을 먹고 난 다음날에는 얼굴이나 팔, 다리가 퉁퉁 붓는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혈액순환 장애다. 방치할 경우 살이 되기도 한다. 또 전신부종은 심장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또 불면증 등 수면장애 증상을 동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가 쉽다.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우울증이나 불안, 신체 이미지에 대한 왜곡된 인식 등도 이 같은 증후군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심하다면 약물, 심리요법 등이 필요하다. 일단 심각하지 않다면 스스로 생활 속에서 예방하고 조절할 수 있다. 만약 야식증후군이라면 야식습관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한다.
이수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잠들기 힘든 밤, 습관적으로 야식을 즐기기보단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또한 저녁 식사시간을 7시에서 8시 사이로 늦추는 것도 야식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특히 늦은 시각 잠자리에 드는 경우 점심과 저녁 사이에 간식을 먹어 저녁식사를 적당히 뒤로 미루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도 식욕을 참기 힘들다면 물이나 우유 한 잔, 오이, 당근 등 포만감을 주면서 위에 부담도 적고 칼로리도 적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며 “과일을 밤참으로 먹을 경우 당분이 적은 수박이나 토마토 등이 좋다”고 설명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야식증후군 자가진단 항목은 10가지>(아래 10개 항목 가운데 5개 이상 해당되면 야식증후군으로 진단)
①담배를 많이 피고 하루 평균 소주 3잔 이상 마신다.
②밥보다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식사를 많이 한다.
③새벽 1시 이전에는 잠드는 것이 매우 어렵다.
④주로 잠자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편이다.
⑤잠들기 직전 야식을 먹는 날이 많다.
⑥잠자는 도중 자주 깨고, 허기를 느껴 일어난 적이 많다.
⑦아침을 잘 거르거나 점심에도 별로 식욕이 없는 편이다.
⑧늦은 시각, 과식을 하고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다.
⑨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면 폭식한다.
⑩체중 변화가 심한 편이거나 복부 비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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